이라크서 자폭 테러로 142명 사상..교황 "야만적 행위"
다친 사람 구하러 온 사람들 대상 15분 뒤 두 번째 자폭
[경향신문]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21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142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라크 군 당국은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잔당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바그다드 중심부의 바브 알샤르키의 타야란 광장 중앙 시장에서 두 차례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32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산 알 타미미 보건장관은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 병원에 테러 피해자 32명의 시신이 안치됐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부상자 상당수가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남성이 이날 오전 중앙 시장에서 배가 아프다고 땅에 쓰러져 도움을 요청해 사람들을 불러모은 뒤 손에 있던 폭탄 단추를 눌렀다. 첫 번째 폭발로 생긴 부상자들을 도우려고 주변 사람들이 다시 모이자, 두 번째 폭탄 조끼를 입고 있던 또 다른 남성이 자폭했다. 15분 만에 벌어진 연쇄 폭발로 시장 주변에는 시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도로에는 피가 흥건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
테러 배후를 자청한 세력은 없으나, 타신 알카파지 이라크 합동작전사령부 대변인은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테러행위”라고 말했다고 도이체빌레 등이 전했다. 바드다드에서 테러가 벌어진 것은 2018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하이다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IS에 대한 승리를 선언한 직후 자폭 테러가 벌어졌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 말 IS가 패배했다고 공식 선언했지만, 지난해 IS 잔당들의 공격이 이라크 북쪽에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이번 테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임기를 닷새 앞둔 지난 15일 이라크·아프간 주둔 미군을 2500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어났다.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장관 대행은 당시 성명에서 “대테러 및 아프간 보안군 훈련 임무를 계속해나갈 것”이라면서 “2500명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테러를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황청은 바흐람 살레 이라크 대통령에게 보낸 교황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교황이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 소식에 매우 슬퍼했다”면서 “몰상식하고 야만적인 행위를 개탄하며 희생자와 유족 등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오는 3월 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이라크 방문을 앞두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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