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수준" 블링컨 美국무 완벽한 불어에 프랑스 감탄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것을 계기로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이 유럽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블링컨은 만 9세부터 18세까지 파리에서 살며 초·중·고를 졸업했다. 프랑스어를 영어식 억양이 거의 없이 구사한다. 요즘 몇몇 프랑스 언론인들은 과거 블링컨이 프랑스 TV와 라디오에 출연해 즉석에서 프랑스어로 이야기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띄우고 있다.
블링컨은 2016년 10월 공영라디오 RTL에 출연해 어린 시절 파리에서 살았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영국 출신이면서 프랑스에서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는 알렉스 테일러가 트위터에 띄운 2016년 영상을 보면 블링컨이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할 당시 백악관 내부 분위기를 프랑스어로 이야기한다. 블링컨은 2018년 5월에는 공영라디오 프랑스앵테르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비판했다.
프랑스인들은 블링컨이 프랑스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장면을 보고 소셜 미디어에 “대단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도 “유럽과 프랑스에 친화적인 인물”이라며 반기고 있다.
블링컨은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아홉 살이던 1971년 파리로 전학을 갔다. 블링컨의 친부와 이혼한 어머니가 폴란드계 미국인 변호사인 새뮤얼 피자르와 재혼한 것을 계기로 당시 피자르가 활동하던 파리로 블링컨을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블링컨은 파리 15구의 명문 사립인 ‘에콜 자닌 마뉘엘(EJM·École Jeannine Manuel)’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하버드대에 진학하긴 했지만 프랑스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 응시해 합격한 이력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블링컨의 모교 EJM에 대해서도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21일자에서 EJM을 다루며 “학교 구성원들이 미국 신임 국무장관의 모교라는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이 있다”며 “블링컨은 10대 시절에도 미국의 베트남전 전략을 프랑스 친구들에게 설명하며 외교관 자질을 보였다”고 했다.
EJM은 일부 과목은 영어로, 일부 과목은 프랑스어로 가르치는 이중언어학교다. 프랑스 언론들이 내놓는 고교 평가 순위에서 늘 최상위권에 오른다. 블링컨은 국무부 부장관 시절인 2015년 파리를 방문했을 때 모교를 찾아가 후배들 앞에서 강연을 한 적도 있다.
EJM은 유럽의 상류층이나 유명 인사들이 선호하는 학교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 회장의 며느리이자 세계적인 모델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아들과 딸이 현재 재학중이다. 배우 알랭 드롱, 소피아 로렌, 제인 버킨, 소피 마르소의 자녀들도 동문이다. 모나코 왕가, 석유 재벌 슐럼버거 가문, 프랑스 통신 재벌 부이그 가문, 콜롬비아 최대 재벌 산토 도밍고 가문의 자제들도 EJM 출신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아들을 이 학교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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