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앓는 청소년, 구강질환 위험 1.3배↑

임웅재 기자 2021. 1.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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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 보유자
침 분비 줄어 구강 감염에 취약
구취 심해지고 치통 등 발생
정기 검진으로 예방 신경써야
[서울경제]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시린니·치통·잇몸출혈·구취 같은 구강 증상 발생 위험이 1.27~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팀이 2009~2017년 ‘한국 청소년 위험행동 설문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63만4,299명(중앙값 15.1세)의 응답 데이터를 활용해 구강 증상 발생과 아토피 피부염 등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에 발표한 연구결과다.

이들 중 최근 1년 사이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각각 23%, 33%였다. 10명 중 6명은 치통이나 시린니, 잇몸 출혈, 구취 등 구강증상이 있다고 했다.

아토피 피부염 또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구강 증상은 시린니(1.21~1.27배), 구취(1.18~1.25배), 치통·잇몸출혈(1.14~1.22배) 순이었다. 구강 증상 발생 위험은 알레르기 비염 1.28배, 아토피 피부염 1.27배, 두 질환을 함께 앓고 있으면 1.37배 높아졌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소아청소년 줄고 성인 증가세

이 같은 연관성에 대해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구조 단백질 결함으로 피부와 구강 점막 모두 감염에 취약하다”며 “알레르기 비염을 함께 앓고 있으면 코가 막혀 입으로 호흡하게 되고 항히스타민제 사용으로 침 분비가 줄어 역시 감염에 취약해지고 구취가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장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구강에 유해 세균이 늘어나면 미생물 간 균형이 깨져 만성 염증과 잇몸조직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양 교수는 “외부 물질이 체내로 유입되는 관문인 피부나 구강에 증상이 함께 발생한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특히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함께 가진 청소년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구강 증상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원인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서 단백질(알레르겐)에 대해 불필요한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질환. 대개 영유아기에 시작되며 가려움증을 동반하는데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도 낮지 않다. 저출산 추세와 부모의 지속적 관리로 최근 소아·청소년 환자는 줄어든 반면 성인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성인 환자는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유병기간이 길어 중등도 이상인 경우가 많다. 심한 가려움증, 피부건조증 및 갈라짐, 피부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붉어짐, 딱지·진물 같은 증상과 알레르기 비염, 천식과 식품 알레르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집먼지진드기, 곤충의 사체·분비물, 동물 털, 곰팡이, 꽃가루 등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질환. 연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중 둘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재채기와 콧물은 보통 아침에 일어날 때 심했다가 오후에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담배 연기, 실내 오염물질, 스트레스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항원을 찾아 노출을 피하는 환경요법, 약물로 증상을 경감시키는 약물요법,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농도를 높여가며 투여해 완치하는 면역요법, 점막이 너무 비대해 호흡이 곤란한 경우 시행하는 수술요법 등이 있다. 면역요법은 3~5년 정도 장기간 치료가 요구된다.

◇잇몸질환 진행 못 막으면 잇몸뼈도 파괴돼

잇몸질환(치주질환)은 미생물에 의해 발생되는 치아 주위 조직의 염증성 변화를 말한다. 진행될수록 잇몸이 약해지고 치아 뿌리 주변의 잇몸뼈(치조골)가 파괴되면서 치아가 흔들려 빠지거나 뽑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는 “잇몸질환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 정기적인 스케일링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실과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거나 입 냄새가 심해졌다면 잇몸 주변에 쌓이는 세균성 부착물질인 치태와 치석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오르며 색깔도 선홍색→분홍색으로 옅어진다. 주변 조직이 약해져 칫솔질 같은 자극에도 피가 나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적절한 잇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잇몸뼈가 파괴되면서 잇몸이 점차 주저앉는다. 이런 변화가 진행된 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잇몸에만 염증이 있는 단계인 치은염은 스케일링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진행되면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뼈까지 염증이 확산돼 뼈가 파괴되기 시작한다. 치주염 단계인데 국소마취 후 잇몸과 치아 사이로 큐렛이라는 기구를 넣어 한쪽 면으로는 잇몸 아래쪽 치아에 달라붙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 뿌리의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치근활택술) 치석이 덜 쌓이고 청소가 잘 되는 환경으로 바꿔준다. 큐렛의 다른 면으로는 치석 때문에 생긴 잇몸의 염증 부위를 긁어내(치은연하소파술) 새살이 돋게 함으로써 잇몸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예방한다.

치주염이 심하면 국소마취 후 잇몸을 절개해 더 깊은 부위까지 눈으로 보면서 치석을 제거하고 염증이 심한 잇몸부위를 일부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잇몸수술은 치아와 잇몸 사이가 치석과 세균 때문에 벌어져 생긴 구덩이(치주낭)의 깊이가 3㎜ 이상이고 피가 나거나 5㎜ 이상인 경우 너덜너덜해진 잇몸 끝부분을 손톱 깎듯이 잘라내고 꿰매 치주낭의 깊이를 낮춘다. 염증이 번진 잇몸뼈까지 깎아내기도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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