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로 돌아온 데이비스, 홀랜드처럼 부활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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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데이비스가 부활에 도전한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1월 21일(한국시간) 우완 웨이드 데이비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빅리그 로스터에 오를 경우 12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마이너리그 계약. 데이비스는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도전한다. 5년만의 복귀다.

데이비스는 캔자스시티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한 데이비스는 2012년 대형 트레이드로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크 몽고메리, 제이크 오도리지, 윌 마이어스가 탬파베이로 향하고 데이비스와 제임스 실즈가 캔자스시티로 이동하는 빅딜이었다.

캔자스시티에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데이비스는 선발투수였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탬파베이에 지명된 데이비스는 200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0-2011시즌 2년 연속 풀타임 선발투수로 뛴 데이비스는 2년 동안 58경기에 선발등판해 352이닝을 투구하며 23승 20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한 시즌을 모두 불펜으로 치르며 54경기 70.1이닝, 3승 6홀드,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지만 캔자스시티는 데이비스를 영입 후 선발로 기용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랐다. 데이비스는 2013년 31경기(24GS)에서 135.1이닝을 투구하며 8승 11패, 평균자책점 5.32로 크게 부진했다. 캔자스시티는 데이비스를 불펜으로 완전히 전향시키기로 마음먹었고 데이비스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데이비스는 2014년 71경기 72이닝, 9승 2패 3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00의 괴물같은 성적을 쓰며 캔자스시티를 월드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어떻게든 6회까지만 리드하면 켈빈 에레라-데이비스-그렉 홀랜드가 7-9회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캔자스시티 '불펜 3대장'이 빅리그를 놀라게 한 그 시즌이다.

2014년의 호성적에 만족하지 않은 데이비스는 2015년에는 69경기 67.1이닝, 8승 1패 18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0.94로 한 단계 더 올라선 모습을 보였다. 홀랜드가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까지 책임지며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마무리투수로 완전히 정착한 2016시즌에도 27세이브, 평균자책점 1.87로 맹활약했다. 2014-2016 3시즌 동안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18. 해당기간 빅리그에서 100이닝 이상을 투구한 163명의 불펜투수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2위 잭 브리튼 1.38).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강력한 전력을 유지할 비용이 없는 스몰마켓 캔자스시티는 선수단 정리에 나섰고 데이비스도 2016시즌 종료 후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됐다. 데이비스는 컵스에서 2시즌을 보낸 뒤 FA가 됐고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해 쿠어스필드로 향했다.

컵스에서는 1년 동안 59경기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고 콜로라도에서는 3년 동안 124경기 60세이브, 평균자책점 6.49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0시즌이 끝나기 전 콜로라도에서 방출됐다. 캔자스시티를 떠난 뒤 2014-2016시즌의 강력한 모습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 조짐은 캔자스시티를 떠나기 전부터 있었다. 데이비스는 2016시즌 팔 부상을 당하며 45경기 등판에 그쳤다. 성적은 좋았지만 2014년 시속 96.3마일, 2015년 시속 96.5마일이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부상을 겪은 2016년 시속 95.7마일로 96마일 아래로 떨어졌다. 여전히 빠른 구속이었던 만큼 크게 티나지 않았지만 구속 저하는 매 시즌 꾸준히 계속됐다. 2017시즌에는 시속 94.4마일로 평균 1마일 이상 떨어졌고 2018년에는 시속 93.8마일로 또 줄었다. 2019년에는 93.2마일로 줄어들었고 2020년에는 시속 91.4마일로 떨어졌다. 커리어하이였던 2015년에 비해 약 5마일이나 줄어들었다.

패스트볼과 함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던 커터 역시 구속이 줄어들었다. 시속 93마일에 달하던 커터의 평균 구속은 이제 시속 88마일까지 떨어졌다. 정교한 제구력보다는 빠르고 강력한 공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던 데이비스의 성적 하락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1985년생인 데이비스는 벌써 35세다. 예전의 구속을 다시 찾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구속이 더 저하되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버거울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지난해 재기 성공사례를 경험했다. '3대장' 중 한 명이었던 홀랜드다. 캔자스시티는 2018시즌 평균자책점 4.66, 2019시즌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한 그와 2020시즌을 앞두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홀랜드는 지난시즌 28경기 3승 2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부활했다.

홀랜드 역시 2015년 토미존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평균 시속 96마일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였다. 수술 후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93마일 미만으로 떨어졌고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활에 성공했다. 홀랜드는 첫 번째 변화구인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높이고 패스트볼을 아끼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구속이 2019시즌보다 1.3마일 오르기도 했다.

홀랜드도 데이비스와 같은 1985년생 투수. 데이비스 역시 반등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다만 홀랜드가 토미존 수술 복귀 후 별다른 부상을 겪지 않았던 반면 데이비스는 지난해에도 어깨 쪽에 부상이 있었다. 건강을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대치는 높지 않다. 하지만 구단과 팬들은 팀의 화려한 시절을 이끈 두 베테랑 투수가 다시 나란히 불펜에서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고싶어한다. 과연 캔자스시티로 돌아온 데이비스가 홀랜드처럼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웨이드 데이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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