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의 99.7%는 기록되지 않았다

김세미 2021. 1. 2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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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전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퉁랴오시의 하민망하 마을.

연구자들은 페스트 계통의 전염병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자는 "미지의 땅과 역사는 야만도 이상향도 아닌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살아온 터전이자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의 등장으로 시작된 갑작스런 전환의 시기,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21세기형 역사관이 필요한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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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인코그니타

강인욱 지음/창비·1만8000원

5000년 전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퉁랴오시의 하민망하 마을. 주민들은 몇몇 주거지를 정해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죽은 사람들을 쌓아 놓았다. 이들은 2010년대 들어 발견됐고 한 집터에서만 무려 97구, 모두 170여구가 쏟아져 나왔다. 토기, 고급 옥 제품들과 급하게 사람을 묻은 흔적이 함께 발견됐다. 연구자들은 페스트 계통의 전염병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가 투영되는 장면이다. 지금은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지만 고대인들은 현대 의학지식 없이 전염병에서 살아남았다. 옥에서 나오는 음이온 살균효과와 가슴통증을 치유하는 데 청동이 유효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강력한 항균작용이 필요할 때는 고수풀, 물싸리풀 등을 뜯어 썼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저랬다는 건 어떻게 아는 거지?

고고학자 강인욱 교수가 유적과 유물 속에 숨어 있던 역사를 책으로 옮겼다. 강대국 중심의 ‘세계 4대 문명’에서 배제된 미지의 땅, 괴물이 사는 이질적인 곳을 가리키는 ‘테라 인코그니타’를 고고학 자료들을 통해 쉽게 전달한다. 고대사의 주역이었으나 야만인으로 치부됐던 아메리카 원주민, 흉노와 우리가 몰랐던 진실, 오해 등을 담았다. 상상의 나라 아틀란티스와 겨울왕국이 실제로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미국 실크로드 약탈자의 모험이 어떻게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됐는지도 흥미롭다.

저자는 “미지의 땅과 역사는 야만도 이상향도 아닌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살아온 터전이자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의 등장으로 시작된 갑작스런 전환의 시기,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21세기형 역사관이 필요한 때 아닐까.

김세미 기자 ab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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