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친구' 보좌했던 홍원기, 이젠 키움 이끈다
홍원기(48) 키움 히어로즈 수석 코치가 21일 사령탑으로 승격했다. 2년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수비 코치에서 수석 코치가 됐다. 공주 중동초부터 공주중, 공주고를 거쳐 고려대까지 같이 다녔던 동갑내기 친구 덕분이었다. 손혁 감독이 SK 투수 코치에서 키움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홍 코치를 중용한 것이다.
하지만 홍 코치가 보좌하던 손 감독은 작년 10월 정규 시즌 12경기를 남기고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겠다”며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구단 고위층의 ‘간섭’ 탓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구단 측은 김창현 퀄리티콘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삼아 남은 정규 시즌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손 감독이 물러날 시점에 3위였던 키움은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작년 11월 하송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새 감독 선임 일정은 미뤄졌다. 12월엔 허민 이사회 의장이 2개월 직무 정지를 받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허 의장은 작년 6월 2군 훈련장에서 선수를 세워두고 연습 투구를 해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이택근(은퇴)이 “구단 측이 해당 영상을 촬영한 팬을 찾아내라고 내게 요구했다”고 폭로하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상벌위를 열어 허 의장을 징계했다.
키움은 지난 15일 허홍 대표이사 취임 후 감독 선임에 다시 속도를 냈다. 홍원기 수석코치와 설종진 2군 감독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 홍 코치에게 지휘봉을 안겼다.
내부 승격으로 사령탑의 꿈을 이룬 홍원기 키움 신임 감독은 히어로즈 창단 멤버다. 선수 시절엔 주로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약했다. 1996년 한화에 입단해 두산과 현대를 거친 그는 2007시즌까지 통산 타율 0.245, 48홈런 284타점을 남기고 은퇴했다. 팀 창단 첫해인 2008년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을 했고, 2009년부터 2019년까지는 수비 코치를 했다. 수석 코치였던 작년엔 손혁 감독이 계약 기간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실상 경질되자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역할을 했다.
키움 구단은 “홍 신임 감독이 12년 동안 구단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 육성과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며 “선수단 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어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친근한 성격으로 선수들과 소통이 뛰어난 그는 작년 1월엔 야구 코치로는 처음 1급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구단과 협의해 이른 시간 안에 코치진 구성을 마쳐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대비하겠다”면서 “2021 시즌 목표는 한국 시리즈 우승이다. 열정적인 야구를 선보여 좋은 결과를 가지고 팬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키움은 감독 선임과 더불어 단장도 바꿨다. 2017~2018년 단장을 맡았던 고형욱(50) 스카우트 상무가 3년 만에 단장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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