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24] 부자 잡는 ‘공산주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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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때 밝은 달, 한나라 시절 관문(秦時明月漢時關)”이라는 시구가 있다. 당(唐)대 왕창령(王昌齡)이라는 시인의 작품이다. 단순한 서경(敍景)인 듯싶지만 사실은 변치 않고 늘 벌어졌던 전쟁을 암시한다.
여기서 ‘관문(關門)’으로 푼 관(關)은 본래 글자 풀이로 보면 ‘문에 지른 빗장’ 또는 ‘빗장 지른 문’이다. 좁아진 길에 세운 나들목이나 요새 등의 뜻도 그로부터 나왔다.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며 외부의 침입을 방어하려 만든 군사 시설이다.
전쟁이 빗발치듯 닥쳤던 중국인들에게 이 길목은 매우 중요하다. ‘관’을 중심으로 그 안[關內]에 몸을 들이느냐, 아니면 밖[關外]으로 내쳐지느냐가 생사와 존망을 가르는 기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는 유명한 관문이 많다. 유비(劉備) 죽은 뒤 제갈량(諸葛亮)이 북벌을 위해 넘나들었던 검문관(劍門關), 험준한 산세(山勢)를 이용해 지은 안문관(雁門關), 서북 지역의 옥문관(玉門關)과 양관(陽關)이 다 그렇다.
관우(關羽)가 다섯 관문을 지나며 여섯 장수를 벴다는 오관참육장(五關斬六將)의 스토리도 비록 허구이기는 하지만 인구에 늘 회자한다. 그 관문을 지나는 일인 통관(通關)은 매우 어렵고 중요했다.
요즘도 지나기 까다로운 세관(稅關)이나 해관(海關)을 떠올리면 좋다. “한 사람이 지키면 1만의 병사도 지나기 어려운(一夫當關, 萬夫莫開)” 길목이라 그렇다. 영웅도 미색(美色)에 홀려 번번이 넘지 못했다는 ‘미인관(美人關)’도 있지만 요즘 그보다 더 험한 관문이 중국에 등장한 모양이다.
‘남과 재산을 공유해야 한다[共産]’는 공산주의 관문이다. 중국 최고 부자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을 비롯해 여럿의 대기업 부호들이 죄다 이 길목에 걸린 듯하다. 지금까지의 개혁·개방 분위기도 따라서 크게 비틀거리는 모습이다. 중국의 분위기가 많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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