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에 편지는 남겼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1.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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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자에 편지 쓰는 전통은 지켜… 바이든 “매우 관대한 내용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 오전 백악관에서 마린원 헬기를 타고 떠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대선 불복 행보를 하며 바이든을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고 취임식에도 불참하는 등 관례를 깼지만, 전임자가 후임에게 격려와 당부를 담은 편지를 남기는 전통만큼은 지킨 셈이다.

트럼프가 편지에 무슨 말을 적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입성 후 집무실 오벌 오피스의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 책상)’에 올려진 편지를 본 뒤,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매우 관대한(generous) 편지였다”며 “사적인 편지라 그의 허락이 있기 전까진 자세히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CNN에 “나라의 성공을 기원하고 새 정부가 나라를 잘 보필할 것을 염원하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밤에 썼다”고 전했다.

플로리다 도착한 트럼프 부부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대통령이 떠날 때 후임자에게 손편지를 남기는 전통은 1989년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시작했다. 그의 후임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역시 1993년 자신의 재선을 저지한 빌 클린턴에게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당신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편지를 남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9년 소속 정당이 다른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판받고 힘든 순간이 있겠지만 용기를 잃거나 정도에서 벗어나지 말라. 당신을 지지한다”는 편지를 받고 울컥했다고 한다.

트럼프도 2017년 오바마에게서 “우리는 이 집무실을 잠시 거쳐가는 사람들이다. 법치와 권력분립, 평등과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돼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이 1989년 조지 HW 부시에게 남긴 첫 편지
조지 HW 부시가 1993년 빌 클린턴에게 남긴 편지
1993년 아버지 부시에게 편지를 받았던 빌 클린턴이 8년 뒤인 2001년 부시 아들인 조지 W 부시에게 남긴 편지
조지 W 부시가 2009년 버락 오바마에게 남긴 편지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오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올라 플로리다를 향해 출발하는 순간, 프랭크 시내트라의 팝송 ‘마이웨이’가 울려퍼졌다. 이 장면은 CNN 등 미 방송사들을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본인 뜻대로 살아온 삶에 대한 송가”라고 했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리얼리티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절묘한 선곡”이라는 평도 나왔다. 이날 트럼프 환송식장엔 ‘마초맨’ ‘빌리진’ ‘YMCA’ 등 트럼프의 여러 애청곡이 연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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