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부작용 체질마다 다르다"
아토피 등 중증 알레르기 체질은 접종前 의사와 충분한 상담 필요
1차 후 심각한 증상 땐 2차 보류.. 백신 정보 꼼꼼히 파악후 접종해야
하지만 영국과 미국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백신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음 접종되는 백신이라는 점에서 일부 부작용은 불가피하지만 현재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신 부작용은 항체 생성 위한 통과 의례”
코로나19 백신에서는 공통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접종 부위에 통증이나 부기는 물론이고 피부가 붉어지는 발적이 발생한다. 몸 전체 중 어느 한 곳에 증상이 나타나는 국소 부작용이다. 오한이나 근육통, 피곤함, 두통 등 전신 부작용도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런 부작용이 접종 하루나 이틀 이내에 시작돼 2, 3일 후 사라진다고 설명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부작용은 1∼4단계로 나뉘는데 코로나19 백신은 대부분 1, 2단계의 부작용을 보인다”고 말했다. 1단계는 불편하지만 일상적으로 큰 문제를 느끼지 않는 증상, 2단계는 조금 불편한 정도다. 김 교수는 “부작용이 없는 백신은 없다”며 “열나고 붓는 것은 일종의 면역반응으로 몸 안에 항체가 만들어지기 위한 통과 의례”라고 말했다.
아주 드물게 3, 4단계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3단계는 고열로 약 처방이 필요한 정도, 4단계는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 반응 등으로 병원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면역 반응이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화이자 백신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은 189만3360회 접종 중 21건이 발생했다. 100만 회당 11.1건 발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결국 체질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두드러기가 나거나 아토피가 생기는 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의사와 충분히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점안액이나 화장품 용매, 세포실험 시약, 의료용 약품 등으로 쓰이는 화합물인 PEG나 계면활성제 폴리소르베이트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도 백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CDC는 이 성분에 대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이력이 있는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백신 1차 접종 후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 2차 접종을 삼가야 한다고도 권고한다. 다만 CDC는 아나필락시스 반응 병력이 있어도 치료를 위한 에피네프린 구비 등 예방 조치가 충분하다면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음식이나 반려동물, 라텍스와 관련된 알레르기 등 백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접종을 권한다.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인 국민보건서비스(NHS)도 동일한 권고를 내놓고 있다.
○ 제조사별 부작용 다를 수도
노르웨이나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각국 보건당국은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백신과 사망 간 상관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추가 조사는 불가피하다. 스테이나르 마센 노르웨이 의약품국 의료책임자는 “나이가 너무 많거나 특정 질환을 심하게 앓고 있을 경우 가벼운 백신 부작용도 심각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제조사나 백신 종류별로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황인환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항체)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라며 “같은 종류라도 백신에 들어가는 조성물이 다를 수 있어 부작용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내 도입을 언급한 2000만 명분의 노바백스 백신은 재조합 단백질, 600만 명분이 확보된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아직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황 교수는 “백신 종류에 따라서도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제조사나 백신 종류별로 각각의 조성물을 알게 되면 부작용도 예측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10가지를 꼽으며 그중 하나로 ‘백신 접종 기피’를 들었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접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리 의료진이나 국민에게 백신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백신이 어떤 성분이고 어떤 부작용을 가졌는지 백신 접종 전 알려줘야 불안감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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