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들이미는 새로운 '보편'

이상원 기자 2021. 1. 22.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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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휩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전문가들은 '보편'의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 중국인이 많다고 말한다.

중국이 들이미는 새로운 규칙은 무엇일까? 〈환구시보〉는 주기적으로 힌트를 제공한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쉬즈위안은 저서에 "중국은 검열제도까지 수출하려 한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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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휩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다큐멘터리상은 〈아메리칸 팩토리〉가 받았다. 자동차 유리창을 만드는 중국 기업 푸야오가 미국에 공장을 세우며 일어난 일을 다룬 작품이다. 중국 기업에 취직하게 된 미국인 노동자들은 휴식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노조를 결성하려 한다. 중국 본사는 요지부동. 군대식으로 일하는 중국 공장 견학을 시키고, 갖은 수를 써서 노조 결성을 막는다. 중국인 회장님은 아리송한 독백을 내뱉는다. “중국인도 미국에 공장을 열 수 있다는 걸 미국인에게 어떻게 이해시키지요?”

회장은 이게 평범한 노사문제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유별난 미국인들이 일으키는 문화충돌이라고 받아들인다. 자신이 중국인이라서 영이 안 선다는 것이다. 푸야오의 중국 본사 노동자들은 한 달에 하루 쉬고, 회사 행사에서는 회장님을 위한 기예를 선뵌다. 이런 역군들에게 익숙한 그는 노동권이란 이름의 ‘미국 문화’와 타협할 생각이 없다. 푸야오는 기계 팔을 사들여 미국인 노동자를 대체한다. 일개 기업의 일화라고만 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보편’의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 중국인이 많다고 말한다. 미국 등 서구권 국가는 저물고 중국은 뜨고 있으니 ‘중국 모델’이야말로 인류 보편으로 삼을 만하다는 것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과학 등 전 영역에서 이런 주장이 나온다. 이들은 민주주의나 자유, 노동권을 사회 진보의 산물이 아니라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유행한 ‘풍조’로 치부한다.

중국이 들이미는 새로운 규칙은 무엇일까? 〈환구시보〉는 주기적으로 힌트를 제공한다. ‘마오’라는 존함을 함부로 부르지 말 것, 각국 문화의 발상지가 중국임을 인정할 것, 중국 공기가 나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않을 것 따위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쉬즈위안은 저서에 “중국은 검열제도까지 수출하려 한다”라고 적었다. 〈환구시보〉는 낙관적이다. 세계가 곧 중국의 구매력에 투항할 것이라고 본다. 이 신문 주요 독자는 중국 내 화이트칼라라고 한다. 뇌관은 젊은 세대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타이완 국기가 잠시 등장하자 젊은 중국 누리꾼들은 거품을 물었다. 소식을 접한 한국 누리꾼들은 ‘Taiwan No.1’ 이라고 맞받았다. 이들은 평화롭게 공존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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