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앱 도우미 믿고 불렀는데"..흉기 들이댄 성범죄자
[앵커]
'자가격리자의 손발이 되어 준다'는 광고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심부름 앱인데요.
신원이 검증된 사람을 보내준다는 광고를 믿고 앱으로 도우미를 불렀는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가 와서 성폭행까지 저지르려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이 업체의 과장 광고에 책임을 물렸습니다.
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무거운 책장과 책상을 옮겨야 했던 주부 A 씨, 심부름 앱으로 도우미를 불렀습니다.
건장한 체격의 40대 남성이 와 40분 만에 일을 마치더니, 갑자기 돌변해 흉기를 들이대고 성폭행하려 했습니다.
때마침 초인종을 누른 경비원 덕에 가해자가 달아나 미수에 그쳤지만, 아직도 충격이 가시질 않습니다.
[심부름 업체 도우미 성폭력 피해자 : 공구함에 있던 칼을 목에 대고 협박했어요. '아이가 있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지금 가서 아이 얼굴 그어버릴 수도 있어.' ]
A 씨가 더욱 놀란 건 경찰에 붙잡힌 도우미의 정체를 알고 나서였습니다.
신원이 검증된 사람만 고용한다는 심부름 대행업체의 광고를 믿고 부른 도우미였는데, 성폭행을 두 차례나 저질러 15년을 복역한 뒤 출소한 전과자였던 겁니다.
전자발찌도 차고 있었습니다.
[심부름 업체 도우미 성폭력 피해자 :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강조했었고, 집으로 방문해 들어오는 사람인데 당연히 검증한 사람이 도움을 주러 오겠거니 생각했죠.]
A 씨는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항소심 재판부는 업체에 위자료 천만 원을 물어주라는 판결을 냈습니다.
업체에 책임이 없다고 봤던 1심과 달리 전화번호 인증과 신분증 등록만으로 도우미를 고용하고 안전하다고 광고한 건 허위·과장 광고라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다만 업체는 도우미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라 도우미들을 관리·감독할 책임은 없다고 봤습니다.
[백현석 / 피해자 측 변호사 : 판결 영향으로 일단 과장 광고는 줄겠지만, 운영 행태는 변함은 없을 것 같거든요.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면 훨씬 더 보호받을 여지가 커질 텐데.]
전문가들은 가정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신원 확인에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권현영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성범죄 이력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경찰에서 발급해 주거든요. 범죄 위험성이 있는 분이 민간 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업체에선 반드시 취업에 요건을 확인하도록…]
또, 최근 배달이나 청소 등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업체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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