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비리 제보자' 장례식장 해산 첫 공판..인감도용 공방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과 관련된 군납비리 사건 제보자인 장모(47)씨가 대표로 있는 경남 진주시 소재 장례식장 운영 법인 해산을 막기 위한 첫 공판이 21일 오후 진주지원에서 열렸다.
장씨는 장례식장 법인 해산 절차를 밟으면서 병원 측에 장례식장 전세보증금 42억원을 요구한 상태인데, 실제 소유주라고 주장하는 식품회사 대표 정모(47)씨가 이를 막기 위해 법인의 임시 주주 지위 요구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민사2부(재판장 정영하 부장판사)는 이날 공판에 출석한 장씨 측 변호인에게 정씨 소유 법인 주식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사용된 인감도장이 도용됐다는 증거가 있다면 관련 증거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장씨는 (지난해 열린 주식 반환 소송에서) 처음에는 (주식 반환 각서 자체가) 위조됐다고 주장했는데, 위조라는 주장에서 이후에는 인감도장이 도용됐다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 아니었느냐"라고 질문하자 장씨 측 변호인은 "맞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는 어떤 입장인가"라고 질문하자 변호인은 "이번에도 (지난해 열린 민사단독 사건처럼 주식 반환 각서에) 인감도장이 도용됐다는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인감도장은 맞는데, 도용 당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본인이 날인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될텐데 증거를 제출할 것이냐"라고 묻자 변호인은 "네"라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 민사단독 사건에서는 왜 (도용과 관련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변호인은 "당시 형사 고소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형사 고소 사건이 결론이 나기 전에 1심이 먼저 선고가 됐다"고 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사문서 위조 고소 사건은 진주경찰서에서 무혐의 의견으로 진주지청에 송치했는데, 진주지청에서 타관으로 이송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1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했고, 장씨의 주장만으로는 인감도장이 도용됐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장씨의 답변서를 보면 인감도장 도용으로 바뀌었고, 증거를 제출할 시간을 달라는데 형사 사건을 보자는 취지인지, 아니면 다른 게 있느냐"고 질문하자 변호인은 "형사 사건과 관련해 자료와 설명을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정씨 변호인은 "장씨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고자 신주 발행 주식 무효 확인 소송과 해산 결의했던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권리자이자 주인인 정씨가 회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신주 발생 효력을 반드시 중지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장씨 측에서 증거 자료를 제출한다고 했으며, 정씨 측에서도 반박할 내용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제출해 달라"며 "2주 뒤인 2월4일까지 제출하면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회사 유통법인 대표 장씨는 2019년 3월 장례식장 전세보증금 잔금 22억원을 대출 받기 위해서는 정씨의 주식 지분이 필요하다며 각서를 작성하고 양도 받은 후 대출을 받고도 이를 반환하지 않은 채 달아났으며, 이후 검찰에 군납비리 사건을 제보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장례식장 법인 해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병원 측에 보증금 42억원 반환을 요구했다. 정씨는 장례식장 법인의 주식 양도 소송과 임시 주주 지위 요구 가처분 소송 등으로 법인 해산 절차를 막으려 하고 있다.
앞서 창원지법 진주지원 민사1단독(판사 강현구)은 지난해 7월12일 열린 장례식장 법인 주식 양도 청구 소송에서 "인감 도장 날인 행위를 장씨가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장씨가 제출한 증거와 증인의 증언을 살펴봐도 도장이 도용됐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주식 반환 각서의 성립이 추정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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