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저격 방송하던 유승준, 갑자기 먹방 유튜버로 변신한 이유는?

양다훈 2021. 1. 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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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득 취하려는 것이라는 비판 제기
20일 지인들과 함께 스티브유가 먹방을 하고있는 장면 갈무리. 스티브유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튜브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는 방송을 해오던 가수 스티브 유(45·한국명 유승준)가 갑자기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로 변신했다. 정부 정책 뿐 아니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현정부 핵심 관계자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 ‘우파 코인’에 탑승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그가 먹방까지 시작하자, 결국 입국이 아닌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파 코인’이란 암호 화폐 비트코인에서 착안한 단어로,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스티브 유는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지인들 3명과 함께 컵라면 먹는 모습을 올렸다. 그는 동영상과 함께 “제 생애 첫 먹방을 해보았다”며 “요즘 너무 심각한 거 같아서 조금 웃으시라고. 그냥 잠시 쉬어 가지요”라는 짧은 글도 올렸다. 영상 말미에는 다른 음식을 먹겠다면서 추후 다른 먹방 영상을 올릴 것을 예고했다.

뜬금없는 컵라면 먹방에 당초 그의 유튜브 활동 목적이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입국 금지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심 끄는 소재로 구독자를 늘려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스티브유는 지난달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유승준 방지법’을 발의하자 작심한듯 현 정권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유승준 방지법은 대한민국 남성이 국적 변경을 통해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패키지 법안으로, 한국 남성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 국적회복을 불허하고 입국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스티브유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법적으로 못 박았다고 해서 유승준 방지법으로 불린다.
지난달 19일 게재된 ’유승준 방지법’ 관련 스티브유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230만회를 기록하며 구독자수가 급증했다. 스티브유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지난달 19일 ‘유승준 방지법’ 관련 영상에서 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황제휴가를 다녀왔다”, “조국 전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우리나라 군대 사기가 떨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정말 통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생활을 문제 삼기도 했다. 또한 북한 연평도 폭격,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의혹 등 다수 민감한 주제에 대해 우파 지지자들이 좋아하고 환호할 법한 발언들로 영상을 채워나갔다. 

이 영상은 조회수 229만회를 기록하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고 이전까지 2만9000명에 불과했던 구독자수는 한 달 만에 8만4300명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는 2019년 10월 19일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음악이나 운동법 등의 영상 80여개를 올렸지만, 대부분 조회수는 10만회 미만이며 하루 수익도 1만원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유튜브 통계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유승준 방지법 비판 영상을 올린 다음날 하루 150만원~466만원 사이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다른 영상들의 조회수도 함께 올라갔고 ‘슈퍼챗’을 통한 후원도 쏟아졌다. 슈퍼챗은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이후 스티브유는 현정권 비판 및 자신에 대한 논란에 해명하는 영상 총 6개를 올렸다.

이처럼 음악·운동->정권 비판->먹방으로 이어지는 스티브 유의 유튜브 행보를 두고 “궁금해서 보면 광고수익 내주는 거 아닐까. 저는 기사로만 볼뿐 직접 가보면 왠지 저분께 돈 벌어주는 기분이라 안 보게 되더라”, “관심주지마. 유튜브로 돈 벌겠다는 심산인데 왜 이런 걸 보냐”며 비판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반면 “한국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유승준을 보고 싶지만, 일단 먹방으로 만족한다”, “어두운 모습만 보다 이런 밝은 모습 보니 너무 좋네요”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일부 있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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