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농구' 논문 주제가 된 김동광 "최고가 될 목표, 하나하나 달성했다"
"높은 수준 경기력·지도력 발휘"
김 본부장, 다문화 선수 미래 응원
[경향신문]
김동광 KBL 본부장(68·사진)은 한국 남자농구 최초의 다문화인 국가대표다.
송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출신의 김동광 본부장은 1953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소기업은행에서 선수로 활약한 그는 이후 기업은행, SBS, 삼성 등에서 감독을 역임했고 국가대표 사령탑도 지냈다. 2018년부터 KBL 경기본부장을 맡고 있다.
허진석 한국체대 교수는 최근 체육과학연구소 논문집 스포츠사이언스 제38권에 1973년부터 1981년까지 한국 농구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 본부장을 주제로 한 글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김동광은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사상 최초의 다문화인 경기인으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정상급 지도자로 활동하며 농구의 중심인물로 자리 잡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문화인에 대한 차별을 이겨내며 농구로 이름을 알렸던 김 본부장의 생애를 다루면서 기술적, 문화적 측면에서 그의 위치에 대해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예전에는 ‘다문화인’이라고 말하기보다는 ‘혼혈’이라고 불렸다”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1965년 송도중학교에 진학한 김 본부장은 당시 농구부 훈련을 구경하다가 전규삼 코치의 권유로 농구에 입문했다. 농구를 시작한 뒤 비로소 차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 ‘내 전부는 농구’라고 생각하면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했다”고 말했다.
논문 속에서 김 본부장은 대학 진학 후 하루도 빼먹지 않고 훈련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목표 설정을 하면 하나씩 그걸 달성해나갔다. 처음에는 고려대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고 다음은 대한민국, 그다음은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는 게 목표였다. 꾸준히 개인 연습을 하다 보니 하나씩 달성이 됐다”고 말했다.
2009년 KBL이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제를 신설한 후 이승준, 문태종, 문태영, 전태풍 등이 한국 무대를 밟아 김 본부장의 뒤를 이었다.
이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지켜봤던 김 본부장은 “그 선수들은 해외에서 넘어와 나와는 조금 다른 사례이지만 아마 현지에서도 차별을 받으면서 살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문화인에 대한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KBL에서는 다문화인의 명맥이 잠시 끊겨있다. 김 본부장은 “다문화인 선수가 또 등장하면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면서 “어떤 마음을 먹고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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