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8년 만에 희망퇴직 받는 르노삼성
"수익성 강화" 본사 압박도 작용
[경향신문]
르노삼성자동차가 8년여 만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르노삼성은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퇴직 신청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른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 등이 지원된다. 차량 할인까지 합치면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최대 2억원)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르노삼성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8년여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악화된 르노삼성은 2011년 2150억원, 2012년 172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이듬해에 ‘리바이벌 플랜’을 실시하며 희망퇴직을 받았다. 당시 900여명이 희망퇴직했고 2013년 4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르노삼성이 올해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한 것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서다. 지난해 6종의 신차를 출시했지만 판매는 9만5939대에 그쳤다. 수출도 닛산 로그 생산이 지난해 종료되면서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적은 2012년 후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르노삼성은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시장 침체로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본사인 르노그룹의 압박도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한 촉매제로 작용했다. 르노그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존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수익성과 현금 창출, 투자 효과 등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르노는 수익성을 더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거론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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