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경원 "재건축 규제 완화..서울에서 절대빈곤 사라지게 하겠다"

노현웅 2021. 1. 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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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대출·용적률 등 부동산 규제 풀고
재산세 인하..공시가 인상도 제동
빈곤 계층 46만명에 기본소득제
최저생계비는 유지하도록 할 것
단일화 룰 안철수가 정해도 좋아
대선은 할 생각이 없다
나-오-안으로 불러달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낙선 뒤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실이 필요 없는, 현장에서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1일 서울 <한겨레>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절대빈곤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서울형 기본소득제’ 구상도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보유세 인하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위기(상황)의 시정이다. ‘독하게’ 해결하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섬세하게’의 의미는 탁상행정을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제대로 듣고 빠르게 결정하겠다.”

―부동산 공약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두나?

“재건축 용적률, 층고 제한 등 규제를 풀어야 한다. 각종 대출 규제도 풀어야 한다. 기금 등을 조성해 대출 문턱을 낮추겠다. 재산세 인하와 함께,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에도 제동을 걸겠다.”

―복지 공약 가운데는 ‘숨통 트임론’이 눈에 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참 힘들다. (지원금으로) 200만원 줘봐야 월세 한번 내는 것 아닌가. 막힌 숨통을 풀겠다는 의미에서 ‘숨통 트임론’으로 이름 붙였다. 서울시가 6조원 기금을 마련하면, 금융권에서 90조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120만여명에게 최대 5천만원까지 대출 지원하겠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현금 살포’에 부정적이었다.

“현재 서울에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계층이 46만명 정도다. 최저생계비는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게 ‘서울형 기본소득제’다. 서울시에서 절대빈곤을 막아내겠다. 전부(에게) 살포하고 그런 건 부정적이다. 더 어려운 분께 더 많이 드리고 싶다.”

―재원 대책은?

“7천억원 규모인데, 불요불급한 예산을 걷어내고, 순세계잉여금(거둬들인 총세금에서 지출한 세금을 뺀 나머지)을 넣으면 된다. 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지방세수도 엄청나게 늘고 있다.”

―보궐선거에 임하는 특별한 각오가 있나?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시작된 선거다. 전임 시장의 여성 인권 정책을 보면 굉장히 좋은 정책이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문제를 푸는 가장 적극적이고 상징적인 방법은 여성 시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픈형 원샷 경선’을 제안한 것에 당 지도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일화 룰은 안철수 대표가 정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안 대표의 이번 제안에 대해) 저는 경선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믿고 싶다. 당헌·당규상 입당 안 하고 경선을 치르는 건 어렵다. 지도부는 당 헌법을 지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일화 무산 뒤 3자 대결도 염두에 두나?

“단일화는 해야 한다. 당내 경선 통과 뒤에 논의하겠다.”

―최근 “좌파가 짬뽕을 만든다면, 우파는 짜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강경 보수 쪽에 무게를 두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시장 자리는 이념적으로 대립할 부분이 많지 않다. 다만 부동산 정책에서 우파는 공급 확대에 방점을 두고, 문재인 정부는 투기 수요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보는, 그런 철학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좌우) 극단으로 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제가 우파 정당 출신이니 우파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는 당의 행보는 어떻게 보나?

“김종인 위원장께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표적 진보 인사인 진중권 교수도 만났다. 진 교수도 ‘진보 정치에 이념은 없어지고 이권만 남았다’고 걱정하던데, 그런 면에서 진 교수와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시장 당선되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나?

“1년 뒤 대선 나간다는 건데 예의가 아니다. 5년의 미래 비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서울시장 재선 이후 차차기 대선은?

“지금 마음으로는 아니다. 더 큰 선거는 안 하고 싶다. 대선은 할 생각이 없다.”

―언론에서 야권 빅3 후보(나경원·오세훈·안철수)의 성을 따 ‘안-오-나’ 등으로 부른다.

“‘나-오-안’으로 불러달라. 정당 크기를 봐도 그렇고, 원래 국회는 선수다. 저는 4선이다. 가나다순으로도 ‘나’가 먼저다.”

노현웅 장나래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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