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 시오노 나나미 [박성수의 내 인생의 책 ⑤]
[경향신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통과 혼돈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도 국가경쟁력 제고, 부의 불평등, 인구감소, 환경문제, 권력기관 개혁 등 국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일은 멈출 수 없다.
흔들림 없는 원칙과 뚝심이 필요하다.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저항이나 예기치 못한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 이를 딛고 일어설 때 우리나라도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21세기를 선도하는 국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꺼내본다.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로마가 서방세계를 제패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이민족에게도 로마시민권을 부여한 관용성, 피정복자의 문화까지 받아들이는 개방성,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공존의 정신에서 그 뿌리를 찾았다. 카이사르의 위대한 전략과 결단력, 그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의 균형감각과 포용정신도 팍스 로마나 시대를 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두 영웅이 앞장서기는 했지만, 2000년 전 대제국을 건설하고 로마의 평화를 이룬 것은 결국 로마의 위대한 시민정신이었다. 명예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던 로마인은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오래 기억하고 실패하면 그로부터 반드시 교훈을 얻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와있는가. 분단으로 인한 비용과 위험이 상존하고 있고, 정치적 후진성으로 인하여 권력쟁취를 위한 정파적 대립은 여전히 극심하다. 이 때문에 포용과 상생을 통한 도약을 이루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카이사르의 발상의 전환과 결단의 리더십이 전쟁과 혼돈, 창업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었다면 옥타비아누스의 포용과 균형감각은 평화와 안정의 시대에 더욱 적합한 덕목이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K컬처에 이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도 모범을 보여준 K방역의 저력으로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는 포용과 통합으로 팍스 코리아나 시대를 열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세계무대에서도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다는 유쾌한 상상을 해보자.
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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