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스로 산재보험 제외? 조사해 보니 "20% 대필"
<앵커>
이렇게 합의가 나온 건 반가운 일인데, 택배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문제도 짚어봐야 합니다. 지난해 택배 배송을 하다 숨진 김원종 씨의 경우, 산재보험에 들지 않겠다는 신청서를 냈었는데 이게 대필 된 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그 뒤 고용노동부가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저희가 그 결과를 확인해봤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택배기사 김원종 씨가 배송 작업 중 숨진 뒤 김 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가 대필 된 거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동료 8명의 신청서도 대필로 드러났습니다.
택배기사들은 택배 업계에 만연한 일이라고 증언했습니다.
[A 씨/택배기사 : 산재 제외 신청서 자체가 없는 데도 많고요, 있다 한들 전부 다 대필인 거예요.]
대통령 지시로 고용노동부가 '제외 신청서'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SBS가 확인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외 신청자 3,988여 명 가운데 무려 776명, 즉, 5명 중 1명이 대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대필 신청서의 80% 이상은 본인 동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본인이 썼더라도 사업주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는 신청자도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 씨/택배기사 : 저희가 내야 할 금액이 엄청 크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대부분 기사들이 안 했죠.]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사업주의 강요와 겁박에 의해서 산재보험을 포기해왔다는 것이 이번 노동부 조사에서 밝혀졌습니다.]
택배기사들의 재해위험이 큰 만큼 앞으로 산재보험 제외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정상보, 영상편집 : 유미라)
▶ "택배 분류는 회사 책임"…택배비 오르나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80342 ]
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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