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적폐 양산에 나타난 변수.. 최재형·윤석열이 민주주의 파괴 막아"

이규화 2021. 1.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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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트라우마' 가진 채 탄생한 文정권.. 결국 검찰조직 정권 추종자로 가득 채워
윤석열 총장 정치적 인물 아냐.. 법무장관이 법원 판결 거부, 그런 나라 어디있나
北 '삶은 소대가리'·연락소 폭파 말한마디 못하고 쩔쩔.. 백신 나눠줄 궁리 기막혀
송호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석좌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송호근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은 그 자체가 새로운 '적폐'라고 했다. 검찰개혁이란 문패를 걸어놓고 입법독주, 윤석열 총장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검찰인사 전횡, 앞뒤 안 가린 수사·기소권 분리를 감행한 데에 대다수 국민들은 이미 '법치'가 아님을 판단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놓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문 대통령의 뇌리에는 여전히 정치적 상대방을 '적'으로만 여기는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이 법치에 부응하는 겁니까.

"이 정부가 검찰에 대해 극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검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잖아요. 충분한 이유가 돼지요. 천추의 원혼이 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그래서 검찰 개혁하겠다고 하는 건데, 방향은 세 가지예요. 첫째, 권한을 줄이는 것,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시키는 겁니다. 또 하나는 검찰을 감독할 수 있는, 검찰이 힘을 가장 많이 썼던 고위층에 대한 수사는 떼어 낸다는 거예요. 이게 공수처지요. 그 다음, 검찰 내부 구성원을 바꾼다, 인사를 통해서. 이 세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면 검찰이 공정해진다는 겁니다."

-검찰개혁이 정권의 '사적 배경'에서 촉발됐다고 보는 건가요.

"이 정권의 트라우마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게 인사잖아요. 우선 정권 추종자들로 가득 채웠어요. 이게 정치코드 인사가 된 거지요. 그럼 정권이 바뀌면 이 사람들을 전부 쫓아내야 돼요? 그러면 이 정권 코드인사가 다음 정권에서는 안티코드가 되는 거예요.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눈다는 것도 오케이,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가라,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 내부에서 준비가 잘 돼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공수처장이 결정됐고 곧 차장과 검사 인선이 있을 텐데요.

"공수처는 누가 컨트롤합니까? 검찰을 컨트롤 하는 주체가 없었기 때문에 공수처를 만든 건데, 공수처 컨트롤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공수처장이) 둘 중 하나를 따를 겁니다. 하나는 자유롭게 자율적으로 하겠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나는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 마음대로 하는 경우는 그런대로 안심이 되지만, 대통령의 뜻에 따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공수처도 검찰개혁의 해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수사와 기소 분리 문제도 경찰은 수사를 꼭 그렇게 정당하게 할 것이냐, 그렇지 못할 것이거든요. 인사는 이미 정치화됐고요. 그럼 이게 개혁인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 안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개혁은 국민의 이익이 되는 방향이어야 하는데, 문 정부의 검찰개혁이 과연 그에 합치되냐 하면 의문이 들어요.

"검찰개혁을 하면 국민한테 돌아오는 것은 무얼까. 국민은 과연 인권을 더 보호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겁니다. 그런데도 정권의 트라우마로 인해 검찰개혁이 이 지경이 된 거지요. 국민들이 받았던 스트레스의 총량이 검찰개혁을 해서 얻는 혜택보다 많다면 어떻게 보상할거냐는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지금 검찰개혁은 대통령이 아무리 뭐라 해도 국민들이 '아 저것은 아닌 거 같다.' 이렇게 봐요."

-'검찰 개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후보로 부상하는 예기치 않은 일도 벌어졌는데요.

"나는 윤석열 총장이 그렇게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생각 안 해요. 밀려간 거지. 워낙 강직한 사람이고, 현 정권의 문제라 하더라도 있는 대로 한다는 사람이니까. 옵티머스 펀드 의혹 밝힌다 이거예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사를 다 하고 있다고 봅니다. '나는 원칙에 따라하고 있을 뿐이야.'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대 정치 못해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난리치니까, 재판부 판결(직무정지와 2개월 정직 집행정지신청 인용)까지도 불신하는 거잖아요. 한 나라의 법무장관이 법원에서 판결을 했는데, 그것을 부정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에 있나요? 법치를 세운다고 하면서 기존 법치는 적폐가 됐지요. 그러면 '당신들이 말하는 법치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제기되는 겁니다."

-그것을 판사는 법치를 '몰각'(沒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사, 기소권·수사권 분리, 공수처 설립 이것이 법치라고 하는 건데, 요직에 있는 검사들은 전부 다 코드로 맞춰져 있는데, 이게 인사입니까. 이건 '적폐2'지요. '적폐 2.0'이지. 아무리 재판을 잘못했다고 해도 판사가 오죽 고민했겠어요? 판결이 내려지면 자숙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단 한 달만이라도. 바로 다음 날 '검찰-사법부 권력 카르텔이 사법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하니. 판사 한 사람이 무슨 쿠데타를 해요.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가 지금 망가지고 있는데, 사법부 장악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최후의 공격이거든요."

-검찰개혁은 결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칼럼에서도 썼지만, 민주주의 파괴는 우선 사람들을 적으로 모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 주요한 기관들을 장악합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두 사람(최재형 감사원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타나 '나는 당신들이 얘기하는 것을 틀렸다고 생각해' 이러고 나선 거 아닙니까. 만약 '우리가 임명했는데 말이라도 한 번 들어보자, 들어보니 말이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우리도 반성한다.' 이렇게 나갔으면 그게 법치인 겁니다. 이 정권 사람들한테도 좋았을 거예요. 그러면 국민들도 '이 정권도 말길을 알아듣는구나' 했을 겁니다. 그런데 감사원장을 불어놓고 난리치고 그랬잖아요. 감사원장이 무슨 잘못을 했어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잘못했고, 서류도 다 폐기했고, 그래서 8000억 원인지 1조원인지 국민세금을 낭비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무슨 죄인가요? 또 거리도 안 되는 걸 갖고 국회의원 180명이 총장을 탄핵한다고요? 실은 국회를 개혁해야 합니다."

-검찰개혁보다 국회개혁을요?

"국회를 개혁해야 돼요. 국회에서 거짓말 금지, 흡연 금지하는 것처럼 국회에서 욕설 금지, 욕설을 3번 하면 쓰리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해야 됩니다. 폭력을 세 번 행사했다면 아웃, 또 거친 말을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법치를 망가뜨리는 말이다 그러면 아웃시켜버려야 됩니다. 국회법에 자체적으로 만들어야지요."

-국회에서 최근 통과된 법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5·18특별법 개정과 대북전단금지법이거든요.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나는 두 가지에서 생각을 좀 달리해요. 그건 독재라기보다는 역사를 전유(專有)하는 겁니다. 영어로는 어프로프리에이션(appropriation)인데, 5·18에 대해 요새 누가 간첩들이 들어와 일으켰다고 합니까? 또 그걸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실체가 다 드러나 있는데. 5·18은 시민항쟁인데, 시민항쟁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할 수도 저렇게 얘기할 수 있지요. 이미 대세는 정착이 돼있는데, 반대 얘기를 못하게 한다? 어떻게 역사를 자기들이 전유를 해요? 그건 정권이 해야 할 일이 아니지요. 역사교과서를 새로 쓰는 것과 똑같은 얘기지요. 박근혜 국정교과서보다 더 한 겁니다. 그러면 5·16은 뭐라고 하느냐, 쿠데타라고 하잖아요. 그러나 '여보시오, 5·16으로 산업화로 나아가 먹고 살게 됐지 않느냐, 혁명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엄연히 있어요. 사실 박정희가 억압을 많이 했지만, '그게 없으면 지금 우리가 풍요를 누릴 수 있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더 거슬어 올라가 대한민국 건국을 놓고도 갈등이 심합니다.

"건국절이 언제냐, 이게 바로 운동권적 독단논리입니다. 5·18이 대표적인 케이스고 건국절이 두 번째 케이스예요. 1919년 3월 1일이 건국절이다? 아니에요. 건국이라는 것은 국가를 세우는 거잖아요. 그럼 국가의 3요소가 뭐냐, 영토 주권 국민이거든요. 그러면 1919년 3월 1일 세 가지가 있었냐, 영토? 잃었잖아요. 주권, 없잖아요. 국민, 있긴 있는데 현실의 국민이 아니잖아요. 정신적인 국민일 뿐이잖아요. 주권과 영토가 없는데 어떻게 건국절이 되느냐고요. 정신적인 건국절이라고 하면 말이 돼요. 실제 건국절은 1948년 8월 15일입니다. 뻔한 얘기를 가지고 건국절이라고 하니. 역사학계에 싸움이 붙었는데, 내가 보기에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지만, 한심스러워요. 왜 이걸 갖고 국력을 낭비하느냐는 겁니다. 그 다음에 김원웅 같은 사람, 역사를 자기가 독점을 해? 그런 폭력이 세상에 어디에 있습니까. 폭력을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어요, 그것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말이 안 되는 거지요."

김원웅 광복회장의 언행을 예를 들어 말할 때는 송 교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놈 자(者)를 쓰기도 했다. 역사적 근거와 맥락이 없는 주장에 대해 사회학자로서 든 매였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작년 8·15 기념사에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를 대통령이라는 직을 붙이지 않고 이름으로만 호명하고, 서울 현충원에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며 파묘를 주장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을 친일민족반역자로 몰아 애국가를 다시 정해야 한다고 했다.

-좌파 진영 주장의 특징이 '정의의 이름'을 다는 것입니다.

"지성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지성의 결핍 때문이지요. 단, 대북전단에 대해서는 나는 생각이 좀 달라요. 대북전단은 법으로 금지하는 것보다는 설득을 시켜야 돼요. 돈 날리고 그러는 것은 다른 방법으로 주고. 우리는 풍요롭잖아요. 너무 일방적 게임이잖아요. 더 큰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핵문제. 이런 데에 집중해야죠. 이건 너무 일방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우리가 막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반면, 북한에 대해 말도 못하게 하는 것은 안 됩니다. 삶은 소대가리라고 하는데도 꿈쩍도 않고, 우리가 돈 들여 지은 건물을 폭파하는 데도 찍소리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백신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북한에 백신 나눠줄 궁리를 하고 있잖아요. 지금 우리 것도 없는데. 이게 주사파라서 그렇습니다."

-친북, 굴종적 태도는 정권 끝날 때까지 지속될까요?

"내 생각엔 그럴 거 같아요, 그렇게 80년대를 보냈기 때문에. 우리가 기댈 곳은 민족이라는 겁니다. 민족을 위해서 당신네들이 욕을 하든 말든 우리는 껴안을 것이라는 거지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냉전 체제로 막 돌아가는 판에 민족분단을 누가 가엽게 여깁니까. 우리가 쿠르드족이라면 얘기가 달라요. 쿠르드족은 나라가 없지만 뭉치려는 의지가 있어요. 지금 우리는 정치적으로 절대로 같은 민족이 아니에요. 경제적으로도 민족이 아니야. 다만 역사적으로 민족일 뿐이지. 그런데 주사파에게는 그게 용납이 안 되지. 역사적인 민족을 바탕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민족을 만든 거니까요."

-586 세대까지만 해도 '민족'이라고 하면 이성보다 감성적 영역에서 먼저 접근이 됩니다.

"'민족 만들기'는 20세기에 끝났어요. 21세기에도 민족 만들기로 나가야 할 것이냐, 고민을 해야 합니다. 민족이라는 것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고 있으니까 평양에서 온갖 욕을 해도 다 참아내고, 김원웅 같은 사람이 파묘해야 한다는 막말을 거침없이 하는 거 아닙니까. 나라를 건사한데 대해선 손톱만큼도 인정이나 배려심도 없는 거지요. 그 '민족'은 1920년대부터 형성돼 전쟁을 겪으면서 환상이 많이 걷혀졌고, 그 다음에 역사적인 민족만 남아왔던 겁니다. 그걸 인정하면서 우리 민족을 다시 의식화 하면 되는데, 정치경제적으로 모두 싸잡아서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합니다. 민족을 다시 생각한다고 하면 그들에게는 반민족이 되는 거지요."

-'정의' '공정'처럼 '민족'도 그들이 전유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백선엽 장군 장례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어요. '백선엽은 현충원에 못 들어간다, 박원순 수사는 안 된다'고 주장했거든요. 망자는 수사를 못한다? 아니 망자도 망자 나름이지, 평범한 시민이라면 그렇다 쳐도, 이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되려던 1000만명 시민의 대표야.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목숨을 끊었어요. 죽은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목숨을 끊는다면 시민들한테 한 마디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어느 날 산에 들어가서 극단적 선택을 했어. 그럼 이게 뭡니까. 서울 시민은 '멘붕'이잖아요. 그 사람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 1000만 시민은 알 권리가 있단 말이지요. 그렇다면 전화기 포렌식을 해서 풀어야지요. 망자에 대해서는 예의를 지켜야 된다? 아니 1000만명에 대한 예의는 안 지켜도 됩니까?"

-그 반대 심리가 고 백선엽 장군에게 적용이 된 것 같아요.

"백선엽 장군이 만주군관학교를 나왔고 조만식 선생 비서 하다가 남쪽으로 내려왔잖아요.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거지요. 그 후 6·25 때 공을 많이 세웠어요. 그런데 '일제 때 만주군관학교 나와 친일을 했고, 반공(反共)노선이었던 조만식 선생 비서를 하다가 남쪽으로 내려왔으니 안 돼' 그러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남쪽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다 친일이야? 식민시대 때 솔직히 이 땅에 살면서 본의아니게 부역 안 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올 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직 대통령들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하면서 사면 논란이 일었는데요.

"우선 박근혜에 대해서는 통치권을 잘못 수행한 대통령인 것은 사실입니다. 통치를 기대했던 것만큼 못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30년 형을 받을 만큼 죄를 저질렀을까, 그건 아니라고 봐요. 탄핵의 빌미는 많이 줬지, 최순실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깊숙하게 들어가선 대리정치의 흔적이 드러나니까요. 대통령 권한을 남용한 거지.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한 게 아니고, 거꾸로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유실시킨 거지. 그건 탄핵감이 되지요. 그렇다고 30년 형을 때릴 만큼은 아니라고 봐요. MB는 삼성뇌물 사건, 다스 사건 등이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봅니다. 그런데 중형을 때려서 감옥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은 지나쳐요. 두 사람 다 국정원 상납 받은 것을 뇌물로 보는데, 본인들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한 거잖아요. 뭉뚱그려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결국은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하겠지요. 요모조모 보겠지요. 나는 그러지 말고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올해 4월에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국민이 어떻게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까요.

"참 어려운 문제인데요, 우선 정권교체 할 때마다 왜 이렇게 시끄럽고 사람들이 이리저리 갈라지고 그랬는가에 대한 반성이 우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게 체제변혁이 아니고 정권교체란 말이에요. 체제변혁은 1987년 일어난 것을 말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됐잖아요. 민주화 기간에는 체제변혁이 아니라 정권교체라고요. 정권교체는 언제든지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전제, 패배한 정당도 언젠가 다시 집권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그런데 정권교체를 우리나라 정치권은 체제변혁처럼 써먹는 거예요. 완전히 다 뒤집어요. 뒤집는 일이 대여섯 번 일어났잖아요."

-승자 독식 구도를 깨야 한다는 겁니까.

"다 뒤엎어서 손해본 것이 얼마나 됩니까. 그것이 다 국민들한테 돌아온단 말이에요. 탈원전, 종부세 인상 등이 하나의 예인데, 국민이 실험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과거 우리가 빠져있었던 늪이 무엇인가, 국민들이 왜 불편한가, 이런 것에 대해 정리가 필요해요.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안 하겠지요. 그 정리 중 대원칙은 정권교체를 체제변혁처럼 활용해먹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는 거니까. 전 정권을 완전 적폐로 만들어버려 자기들 정당성을 구축해온 것을 바꿔야 합니다. 권력과잉에서 벗어나야지요. 이런 것을 총체적으로 반성을 하고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런 담론이 계속 진행돼야 합니다."

-권력구조의 개편도 포함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자, 내각제로 가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대통령제를 손 볼 때는 됐다고 봐요. 대선이 1년 1개월 쯤 남았는데, 여야가 합의하면 권력구조 개편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정권교체에 대한 반성이 우선 전제돼야 하고 국민들의 동의 확산도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민주정권의 덫은 계속된다고 봐야지요. 문재인 정권이 지금 덫에 빠져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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