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관객 없어도"..꺼지지 않는 '청춘 마이크'

이화연 2021. 1. 2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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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지역 문화계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문화 K, 오늘은 코로나 19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도 마이크를 놓지 않고 있는 전북 청년 음악인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언제나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했던 지역 문화인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공연은 줄줄이 취소됐고 관객 앞에 설 수도 없습니다.

시골집 구석진 작은 방.

[김관우·이덕현/페이지 : "안녕하세요. 저희는 순창에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듀오, 페이지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페이지입니다."]

한 동네 선후배 사이. 음악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뭉쳤습니다.

유난히 힘들었던 지난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음악에 전념하기로 용기를 낸 건,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는 노래의 힘 때문입니다.

[자작곡 세월호 추모곡 '메아리' : "여기는 그댈 위한 공간,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 언젠가 돌아오길."]

[이덕현/페이지 :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둘 다 공통점이 있는데 그걸 음악으로 극복했었어요. 이제는 약간 심장 같은 느낌, 심장이 없으면 죽잖아요."]

도전이 일상인 청춘.

설 무대가 없는 지금은 기회이고,

[이덕현/페이지 : "저희는 그냥 지금 뭔가를 준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아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목표를 잡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시골에서 활동한다는 한계는 경쟁력입니다.

[김관우/페이지 : "순창이라는 곳에서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어? 저기서도 저걸 해? 이런 반응을 더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지역을 넘어 온라인이라는 더 넓은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온라인 공연 비용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그야말로 얼굴만 알리는 '공짜' 공연이 되기 십상입니다.

[이덕현/페이지 :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했었거든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출연진들 밥도 사 먹여야 하는데 돈도 없고... 진짜 극소수만 온라인상에서 생계유지가 되는 것 같은데..."]

[안녕, 카네이션 자작곡 : "섬세한 가지에 걸려있는 모습이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잠을 지우고 쏟아냈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한 사랑이 되었죠."]

그래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김관우/페이지 :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믿어주겠다. 이런 얘기를 해주셔서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는 건데 저는 한 사람이라도 제 노래를 들어준다면 음악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덕현/페이지 : "저희도 결국에는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업이잖아요. 카메라보다는 관객 앞에 서고 싶습니다."]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에 젊음의 유쾌함이 묻어납니다.

[무직회사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희는 무지크 컴퍼니, 무직 회사입니다."]

클래식 공연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하고 싶은 무대를 직접 만들어보자며 모였습니다.

독일어로 음악이라는 뜻인 팀 이름에는 비정규직 청춘을 위로하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조예찬/무직회사 : "직업이 없어도 우리들의 존재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거죠."]

클래식이라는 장르. 지역이라는 벽도 높은데, 이제는 코로나19까지. 작은 무대조차 서기 힘듭니다.

[최산하/무직회사 : "코로나 때문에 거의 한 달을 쉰 적이 있고요. 두 달을 쉰 적도 있고. 연주 같은 경우에는 4, 5월에는 아예 없었던 것 같아요."]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이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조예찬/무직회사 :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청년들은 그냥 삶을 지속하기 힘들거든요. 근데 거기서는(지원사업은) 그 예산을 오롯이 거기에만 투자해야 되거든요. 생활비에는 할 수 없는 거죠. 그러면 공연을 올리는 것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과정을 버티기가 쉽지 않아요."]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유명하지 않으면 유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없는 상황.

[박수빈/무직회사 : "티켓값을 내고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적어요. 진짜 엄청 유명한 아이돌은 가능하겠지만. 클래식이 유독 많이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희망을 가져봅니다.

[박수빈/무직회사 :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는데, 영상들을 통해서 섭외가 그래도 좀 왔어요.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청춘 마이크' 덕을 많이 본 것 같은 게 섭외가 좀 왔어요. 자랑인가?"]

[아름다운 나라/무직회사 : "바람 꽃 소리, 들풀 젖는 소리. 아픈 청춘도 고우니 마음 즐겁지 않은가?"]

나에게 행복인 음악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행복이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

[최산하/무직회사 : "숨겨져 있는 명곡들이 되게 많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아는 것은 대부분..어? 이 음악은 알아 이런 것들이 많이 수가 적잖아요. 저희가 그런 걸 발굴해서 더 많이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음악을 사랑하는 꾸준한 마음.

[김나연/무직회사 :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청춘들이 마이크를 놓지 않는 이유입니다.

[조예찬/무직회사 : "실황으로 전달할 때 느껴지는 에너지가 분명히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런 것들이 존재하고, 줄 수 있고, 느꼈으면 하는 거예요. 그것에 대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저희들이고."]

[아름다운 나라/무직회사 :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이화연 기자 ( 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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