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한국형 우주발사체 멀리 있지 않다

2021. 1. 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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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호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이균호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사된 우주발사체는 모두 114기에 달하고 그 발사 횟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 이유로는 전 세계적으로 초소형위성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우주개발국이 늘어나고 있고, 우주인터넷 등 상업용 위성서비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과거 5년에 1기의 위성을 발사하다가 최근에는 1년에 1, 2기 위성을 발사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우주발사체가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우주로 운반할 전망이다.

이처럼 우주발사체는 현재까지는 인공위성과 우주 탐사선을 우주공간으로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운송수단이다. 앞으로는 지금의 항공기술 발전으로 탄생한 여객기와 같이 우주여행 등을 위한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완전한 우주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아니다. 우주공간으로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기술을 아직 완벽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만 해도 달과 소행성 탐사에까지 자국의 기술로 개발한 발사체를 활용하고 있다. 비록 재사용발사체로 발사 서비스 시장의 혁신을 가져온 스페이스엑스에 비해 상업적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어찌 됐든 자신들의 원하는 우주개발과 우주탐사를 실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늦었지만 올 하반기 우리나라는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1.5톤급의 위성을 지구 상공 약 700㎞의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이다. 아직 발사를 남겨두고 있지만 우주발사체의 설계와 제작, 조립과 시험 등에 걸쳐 상당한 우주발사체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누리호 발사를 앞둔 시점에서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의 우주발사체 기술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우주발사체 기술은 우주선진국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고 거대한 복합시스템으로 인해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다. 또한 막대한 예산과 개발 기간도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더욱이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바로 상업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술로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로도 기대를 가질 만하고 우주항공 기술의 도약이라는 전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처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의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자유롭게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다음 단계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개발 단계와 상업용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단계는 분명 구분되어져야 하며, 현재 우리의 상황은 핵심기술을 자제기술로 확보하는 과정이다. 정부에서도 누리호를 개발한 후에는 성능을 더욱 고도화한 발사체도 개발한다는 계획을 준비 중이다. 누리호 개발에는 지금까지 국내 300여개 산업체도 함께 참여했다. 국내 산업체들도 처음으로 부품들을 제작해 보았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는 보다 경쟁력을 높여 갈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이스엑스도 처음부터 파산 위험이 큰 복잡한 대형 발사체와 개발되지도 않은 재활용 기술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대신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로부터 이전받은 신뢰성 높은 기존의 발사체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발사체 개발 및 발사 기술확보에 매진함과 동시에, 미 정부로부터 충분한 발사 계약을 지원받으면서 재정적으로 안정화를 이룬 점이 지금의 퀀텀 점프 방식의 기술혁신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게 원동력이다.

비록 현재로선 우리 기술 수준으로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스페이스엑스와 경쟁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술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완벽하게 완성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혁신적이고 경쟁력 높은 기술은 아니지만, 신뢰성 높은 원천 핵심기술을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우주발사체 강국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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