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증권사 외화유동성 소방수로

김현동 2021. 1. 2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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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금융이 위기 상황에서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공급 책임을 맡는다.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사태를 해결한 것은 증권금융이 아니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특별대출과 한미통화스왑이었다.

이에 정부는 한국증권금융에 증권사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망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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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환거래규정 개정해 외화예탁금 증권금융 의무예치
증권사 신용보강 역할도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제공)

한국증권금융이 위기 상황에서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공급 책임을 맡는다. 자본시장의 중앙은행이라는 호칭에 걸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 상반기 중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해 투자자 외화예탁금의 증권금융 의무예치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현행 외국환거래규정은 거주자가 외화증권을 매매할 경우 증권금융 명의의 외화증권투자전용외화계정에 투자자예탁금을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예탁금의 예탁기관에 외국환은행도 포함돼 있어 외화예탁금의 증권금융 예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국증권금융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의 파산 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증권 및 파생상품투자자의 투자자금을 예치받아 운용하고 있다. 증권금융은 예탁금을 재원으로 증권사에 단기자금 등을 빌려주는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 회사다. 지난해 3월 증권사의 해외주가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 통지) 사태 당시 증권사의 유동성 요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사태를 해결한 것은 증권금융이 아니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특별대출과 한미통화스왑이었다.

한은의 증권사 지원은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위기가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지만 한은의 금융안정특별대출은 한시적 조치였고,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문제를 중앙은행이 해결한다고 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증권금융에 증권사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망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한은이 직접 증권사에 외화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증권금융이 증권사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방식이다. 증권금융이 외화를 조달하고 운용하는 만큼 금융당국 차원에서는 증권금융의 외환건전성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증권금융이 외화예탁금을 예치받는 것과 함께 증권금융 자체적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하고, 증권사의 신용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증권사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올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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