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맨체스터 피카델리] '양말 각성' 맨유 쇼, 아버지의 책임감으로

이형주 기자 입력 2021. 1. 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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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프트백 루크 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화제의 소식이 여기에 있다. 

영국의 대도시 맨체스터. 요크셔 가문과 함께 영국을 두고 자웅을 겨뤘던 랭커셔 가문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이런 맨체스터에는 맨체스터 피카델리 스테이션(Manchester Piccadilly Station)라 불리는 맨체스터 피카델리 역이 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차는 물론, 맨체스터 곳곳을 다니는 트램이 지나는 곳. 피카델리 역에 모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STN스포츠가 맨유 관련 화제를 놓치지 않고 연재물로 전한다. 

맨체스터 피카델리 역 앞 '실명 위의 승리' 동상

-[이형주의 맨체스터 피카델리], 11번째 이야기: '양말 각성' 맨유 쇼, 아버지의 책임감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프트백 루크 쇼(25)에게는 잘 해야 할 이유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1일(한국시간) 영국 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풀럼 앤 해머스미스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풀럼 FC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맨유는 리그 1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고 풀럼은 리그 8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EPL 시즌 베스트11이라 볼 수 있는 PFA 올해의 팀에 10대의 나이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가 있었다. 바로 루크 쇼는 본인이 나이가 18세에서 19세로 넘어가던 2013/14시즌 사우스햄튼 FC 소속으로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 10대의 나이에 이미 정상을 한 번 찍은 셈이다. 

쇼는 2014년 여름 이적 시장에 사우스햄튼을 떠나 맨유로 이적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사우스햄튼에서처럼 활약이 빼어났다. 당시 고구마를 한 움큼 먹은 듯 답답한 공격을 보이고 루이 반 할 감독의 축구에서 쇼의 오버래핑은 한 줄기 빛이었다. 

하지만 쇼는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PSV 아인트호벤전에서 상대 센터백 엑토르 모레노의 거친 태클을 맞아 골절 부상을 입는다. 이 때문에 쇼는 해당 시즌을 날렸음은 물론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거친 태클을 맞은 것은 쇼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 요인이었다. 하지만 쇼는 자기 관리에도 실패하며 계속해서 추락했다. 쇼와 그의 안투라지(유명인들의 친구들)들의 소식은 그 무렵 <더 선> 등 타블로이드지를 연일 장식했다. 타고난 장사 체형이라고는 하나 잦은 음주와 방탕한 생활로 과체중, 부상을 반복하던 것이 쇼의 그 때 모습이었다. 

부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던 루크 쇼

당시 큰 슬럼프에 빠졌었던 쇼는 조금씩 자신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긴 어둠의 터널을 넘어 올 시즌에는 자신이 가장 빛났던 때의 모습을 다시 찾는 모양새다. 

쇼가 대외적으로 부활의 공을 돌린 이는 두 사람이다. 자신을 믿어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경쟁자로 자신을 채찍질해준 알렉스 텔레스다. 18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쇼는 "솔샤르 감독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믿어 주시고 지지해주시거든요"라고 전했다.

이어 쇼는 "알렉스 텔레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포지션 경쟁자지만)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텔레스는 훈련에서 저를 밀어주고 저도 마찬가지죠. 조화가 잘 되고 있습니다. 이런 (선의의) 경쟁이 있어 좋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서로를 밀어붙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쇼는 "텔레스가 경기를 뛰면 저는 그가 최고의 모습을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테죠. 긍정적인 상황입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반등을 만든 또 다른 존재들이 있다. 바로 그의 가족이다. 여자친구인 아누스카 산토스 씨와 2019년 11월에 태어난 아들이 그의 각성을 만들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쇼에게 소중한 존재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 

쇼 입장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내와 아이

딱 1년 전 이 무렵이다. 19일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 미국 언론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난지 두 달 뒤인 2020년 1월부터 아이 사진이 인쇄된 양말을 신고 뛰기 시작한다. 7년 전 겁 없는 신예로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도 했던 쇼에게 '아버지의 책임감'이 덧씌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덧씌워졌다기보다는 세상 가장 소중한 존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 시작했다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쇼는 훈련에 더 진지하게 임했고, 가족을 부양하는 수단인 축구에 보다 매진하기 시작했다. 양말에 부착된 아기 사진을 생각해서라도 한 1분도 허투루 뛸 수는 없었다. 방탕하던 그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이는 경기장 위에서 그대로 발현되고 있다. 지난 리버풀 FC와의 노스 웨스트 더비서 쇼는 EPL 최고 수준의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를 꽁꽁 틀어막았다. 경기 후 맨유 MVP는 물론 전체 MVP로 거론됐던 쇼다. 

루크 쇼가 가족의 힘으로 제2의 비상을 시작한다

이번 풀럼전 활약도 빼어났다. 쇼는 100%의 태클 성공, 100%의 드리블 성공, 26번의 상대 위험 지역 패스, 3번의 정확한 크로스, 4번의 공 뺏기를 기록했다. 엄청난 활약으로 팀의 역전승을 만든 것이다. 쇼의 활약이 이어지며 맨유도 1위를 질주하며 순항하고 있다. 

풋내기로 EPL을 흔들었던 풀백이 7년 간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끝없는 추락도 맛 봤지만, 가족의 힘으로 다시 한 번 비상을 시작하고 있는 쇼다. 25세. 적당한 나이로 이제 원숙함까지 느껴지는 쇼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최고의 모습을 이어가고자 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맨체스터/피카델리 역), 아누스카 산토스 씨 SNS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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