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먹지 마세요, 비건 패션에 양보하세요

KBS 2021. 1. 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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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월2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12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겨울 패션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 모피죠. 최근 동물 보호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제는 적잖이 주변 눈치를 살피는 처지가 돼버렸는데요. 국내 한 디자이너가 동물의 털이나 가죽 없이 만든 모피, 일명 비건 패션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누가 봐도 패션 디자이너 같은 옷차림으로 나오셨어요. 뭐라 그럴까 약간 좀 센 언니룩?

[답변]
네. 센 언니 맞습니다.

[앵커]
왜요?

[답변]
제가 채식을 하는데 제가 좀 진취적이고 열정적이고 가끔 사납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채식하는 호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회사 이름도 비건타이거인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어떤 의미가 있는 거예요?

[답변]
비건타이거는 제가 처음 비건 패션을 만들기 위해서 지은 이름인데요. 비건 패션이라는 거는 모피 가죽을 실크 동물의 뿔을 이용한 단추 같은 모든 동물성 원부자재를 배제하고 이런 것들을 대체하는 패션 제품을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동물의 털이 아닌 털옷, 동물의 가죽이 아닌 가죽옷 이런 것들이 채식하는 호랑이의 이중적인 의미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을 해서 비건타이거로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앵커]
지금 입고 나오신 원피스에도 호랑이 문양이 보이는데 직접 제작하신 그런 옷들을 보니까 호랑이 말고도 다양한 동물들을 많이 활용을 하시더라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런 동물들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으신 건가요?

[답변]
저 코끼리 같은 제품은 저희 호랑이, 코끼리, 돌고래 같은 제품이 나오는데 여름마다 진행하는 본투비 와일드라는 컬렉션 제품이에요. 여름에 저희가 동남아나 해외여행 가서 동물 관광 산업 같은 거 많이 즐기고 오잖아요. 코끼리 트래킹이나 코끼리 쇼를 본다든가. 그런데 그런 동물 관광 산업 이면에는 동물 착취로 발생되는 것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메시지를 조금 담아서 제품을 만들어봤어요.

[앵커]
동물을 좀 괴롭히지 말아달라 이런 메시지군요. 유령 모양은 뭘까요?

[답변]
유령은 2020년에 진행했던 모피 농장의 유령들이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피 농장에서 패션 산업에서 착취당하기 위해서 계속 케이지에서 살다가 마침 모피가 되는 날 죽는 그런 슬픈 동물들의 이야기를 좀 담아가지고 제품을 만들어봤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동물성 소재를 거부하고 식물성 소재로 옷을 만든다는 말씀이신데 지금 입고 나오신 가죽 재킷 그거는 어떤 식물로 만든 거예요?

[답변]
이거는 와인 가죽입니다. 와인 만들 때 저희가 포도나 이런 씨 같은 거 다 착즙해서 만들잖아요.

[앵커]
찌꺼기가 남죠.

[답변]
네, 그 찌꺼기를 되게 화학적인 처리도 하고 식물성 오일이랑 같이 섞어가지고 식물성 가죽으로 만들었습니다.

[앵커]
쉽게 말해서 인조가죽이네요?

[답변]
네. 식물 소재로 사람이 만든 가죽입니다.

[앵커]
그럼 다른 식물, 어떤 게 또 소재로 쓰일 수 있을까요?

[답변]
요즘에 선인장 가죽도 있고 버섯 가죽, 파인애플 가죽, 코코넛 가죽, 커피 가죽, 한지 가죽 정말 다양한 식물성 가죽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 가수 송가인 씨가 입고 나온 재킷이 또 화제가 됐는데 이 가죽은 어떤 소재로 만든 거예요?

[답변]
저거는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찾는 인조 가죽인데 레이온이라는 재생성 소재에 알루미늄 포일 가공을 한 가죽이에요. 그전에는 레자라고 되게 싸구려라고 불려왔던 옷들이 소재가 개발되면서 좋은 소재로 많이 각광을 받고 있거든요. 저기 뒤에 슬로건도 the fake the coolest라고 가장 멋진 가짜. 싸구려를 찾아서 사는 게 아니라 멋져서 사는 옷이라는 인식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제작된 옷이에요.

[앵커]
품질이 개선됐다는 말씀이신데 인조가죽은 제조하는 공정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이런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거는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하고 안 맞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비건 소재라고 식물성 소재만을 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런데 비건 소재는 모든 동물성 소재를 배제한 소재를 비건 소재라고 부를 수 있어요. 그래서 식물성 가죽뿐만 아니라 합성소재인 합성 가죽, 인조 퍼 그리고 그런 옷들도 포함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만들어진 과정에 환경 오염, 환경 부담 지수를 나타내는 히그 지수라는 게 있어요. 원단 1kg에 사용되는 물 사용량이나 대기오염 지수 그리고 탄소배출 이런 것들을 다 측량한 지수가 있는데 그런 지수를 보면 동물성 소재가 훨씬 더 환경 부담 지수는 높아요.

[앵커]
환경 오염 지수를 계속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말씀이신 거죠?

[답변]
네.

[앵커]
조금 전에 인조 퍼라고 하셨는데 그게 모피를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인조로 모피도 만드시는 거예요?

[답변]
네, 인조 모피도 만들고 있어요.

[앵커]
그런데 아무래도 그런 인조 모피는 실제 동물 털보다는 보온성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떤가요?

[답변]
정말 따뜻해요. 인조 모피도 짜여지는 거거든요. 밀도를 되게 좁게 하면 정말 따뜻하게 입을 수 있고요. 되게 추운 날에도 그거 입고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면 땀나요.

[앵커]
세탁이나 관리 같은 건 어때요? 더 쉽나요? 이런 식물성 소재 옷이?

[답변]
인조 퍼 같은 경우는 진짜 모피보다 훨씬 더 쉬워요. 왜냐면 진짜 모피는 한 1, 2년, 3년 두면 되게 경화되는 그런 형상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인조 모피는 그런 현상들도 없고 세탁도 드라이클리닝이나 물빨래도 가능하고 더 가볍고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패션에서도 비건이라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한데 이렇게 새로운 패션의 세계로 이끌어준 건 누군가요?

[답변]
제가 11년 전쯤에 만났던 아주 작은 고양이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앵커]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 이끌어줬군요?

[답변]
네. 저기 저 앙꼬라는 친구인데요. 우연히 제가 저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쟤를 너무 사랑하게 됐어요. 그래서 다른 길고양이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게 이어져서 다른 동물들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앵커]
약간 목소리가 떨리시는 거 같아요, 앙꼬 얘기하시면서.

[답변]
앙꼬가 재작년에 갑자기 아프게 돼서 무지개다리를 건넜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앙꼬 이름을 들으면 좀 슬픈 기분이 들어요.

[앵커]
지난해는 뉴욕 패션 무대도 밟았다고 들었는데요. 현지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변]
현지 반응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되게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어요.

[앵커]
어떤 건데요?

[답변]
저희 패션쇼에 초대받았던 되게 젊은 인플루언서분이 계셨어요. 저희 옷이 브랜드가 너무 마음에 들어가지고 백스테이지에 와서 저랑 사진도 찍고 옷도 입어보고 그리고 다음날 저희 전시회장으로 온다고 약속을 하고 가셨어요. 그런데 그다음 날 오셔가지고 저희랑 인사를 하고 저희가 없는 틈에 저희 옷을 훔쳐 가신 거예요.

[앵커]
그냥 갖고 가셨어요?

[답변]
네. 자기 옷을 걸어놓고. 그래서 막 뉴욕 경찰도 출동하고 그래서 되게 큰 소란이 조금 있었습니다.

[앵커]
유명세를 치르셨네요.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옷을 살 때 이 옷이 동물성 소재로 만들어진 건지 식물성 소재, 정말 비건 패션인지 이거를 뭘 보고 판단할 수 있나요?

[답변]
옷의 왼쪽 안쪽 면을 보시면 옷의 혼용률이 나와 있는

[앵커]
라벨이 있죠.

[답변]
케어라벨이 있거든요. 거기에 세탁 방법이랑 저렇게 섬유의 혼용률이 나와 있어요.

[앵커]
왼쪽을 보셔야 돼요.

[답변]
왼쪽을 보시면 이거는 뭐 겉감에 폴리에스터가 어느 정도 들어가고 레이온이 들어가고 폴리우레탄이 들어간 제품이다. 그리고 안감에는 뭐가 쓰여 있다 그렇게 다 보여 있고 저기 보시면 모는 울, 양털을 얘기하는 거거든요.

[앵커]
아, 오른쪽 모 100%가 양털 100%란 얘기죠?

[답변]
네. 그런데 저것만 보시고 모가 어디에서 왔지? 라고 인식을 못 하시는 소비자분들도 많으세요. 그럴 때는 아마 판매하시는 분한테 도움을 좀 받으시면 좋을 것 같고 보통 제가 여기서 딱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비건 패션이라고 하면 합성소재는 비건 패션이 아니라는 인식이 조금 있으시더라고요. 모든 동물성 소재를 배제한 것이 비건 패션이다라는 걸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식물성 패션, 동물성 패션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앞으로 시장 흐름을 지켜보도록 하죠.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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