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검증된 인재를 중용하라

김충제 입력 2021. 1.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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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법조계는 인사철에 돌입하게 된다.

대한변협은 협회장 선거가 끝나면 곧 집행부 인선에 들어갈 것이고, 법원과 검찰도 정기인사를 하게 된다.

경험상 인사에 있어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누가 봐도 우수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해서 중용하는 것이다.

검찰 인사는 능력에 따른 인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줄이니 빽이니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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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법조계는 인사철에 돌입하게 된다. 대한변협은 협회장 선거가 끝나면 곧 집행부 인선에 들어갈 것이고, 법원과 검찰도 정기인사를 하게 된다. 여기에 헌정사상 최초로 출범하게 된 공수처도 검사와 수사관 인선 작업에 들어간다. 인사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얼마나 어려우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을까 싶다.

경험상 인사에 있어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누가 봐도 우수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해서 중용하는 것이다. 대한변협회장으로서 임직원을 임면하는 인사권자인 필자에게는 한 가지 인사원칙이 있다. 바로 제44대 대한변협회장을 지내신 이진강 변호사님으로부터 배운 "아는 사람 가운데 검증된 사람을 써라"이다.

능력과 인품을 오랜 시간 지켜본 아는 사람을 중용하는 경우 실패 확률이 적다. 그런데 때론 인연이 없는 사람을 선발할 때도 있다. 이때는 확신이 들 때까지 면담을 하거나 주변의 평가를 수집하면서 알아 나가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안다고 무조건 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안다고 해서 중용하는 정실인사는 인사 실패의 원인이 된다. 부여하고자 하는 업무와 관련해 인사대상자가 과거에 했던 언행, 업무 성과를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경험이 전혀 없다면 처음부터 중책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가벼운 일부터 맡겨보고 검증해야 한다.

법원의 과거 인사는 예측 가능했다. 바로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으로 초임부터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과 근무지까지 정해지는 일명 코스라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로스쿨이 도입되고, 경력법관제가 도입되면서 성적순에 따른 줄서기가 어려워졌다. 필자가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으로 참석하면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법관과 법원공무원 인사의 공정과 합리성 보장을 위한 법원의 수고는 과거 제왕적 대법원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칭찬받을 만하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인사는 능력에 따른 인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줄이니 빽이니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고 하지만 막상 인사로 손발을 묶어 놓는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정의의 수호자처럼 치켜세우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치검찰이니, 권력의 하수인이니 하는 비난의 화살을 쏘아댄다.

검찰 인사가 제대로 되려면 정치권력이 개입하지 않으면 된다. 무슨 통이니, 누구 라인이니 하는 연줄에 기대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검사들을 중용하면 된다. 정치권이나 검찰 지휘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고 인권감독관을 비롯, 허울 좋은 이름으로 수사에서 배제하고 좌천시킨 검사들을 능력에 따라 필요한 부서에서 일하게 하면 된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 검사를 비난하며 더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검사들을 견제하고 배제하면 된다.

검찰처럼 오랜 역사와 많은 구성원을 가진 뿌리 깊은 조직도 이렇게 흔들어대는데 출범 첫해를 맞이하는 공수처가 걱정된다. 공수처 도입에 찬성했건 반대했건 이미 출범한 공수처를 공수표로 만들지 않으려면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따라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인사를 망치지 않도록 국민이 감시해야 한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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