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피규어에 단청을?..21세기 단청의 색다른 매혹

노형석 2021. 1.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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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丹靑)은 나무로 짠 전통 건축물에 그리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역시 그림이기에 그리는 이의 바람과 생각이 또 다른 결로 발현된다는 점은 단청 그림의 색다른 매혹이기도 하다.

현대미술의 상상력으로 단청의 문양과 색감을 응용한 작업은 전시의 또 다른 축이다.

단청 장인이기도 한 최문정 작가는 <유년의 정원> 연작(2019)을 통해 사람과 사물을 반추상적 구도로 담은 화면에 단청의 문양과 색조를 입혀 현대적 회화미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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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수갤러리 7명 소장작가 작품 모은 '단청'전
무우수갤러리의 단청 기획전에 나온 최문정 작가의 그림 <유년의 정원 Ⅲ>(2019). 사람과 사물들을 반추상적 구도로 담은 화면에 단청의 문양과 색조를 입혀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청’(丹靑)은 나무로 짠 전통 건축물에 그리는 그림이다. 노랑, 파랑, 하양, 빨강, 검정의 오방색 안료를 진하게 개어 접착제와 섞은 뒤 건물 기둥과 처마에 여러 문양의 윤곽선을 그려 채색하는 방식이다. 선을 그려 윤곽을 만들고 그 안에 색을 입힌다는 점에서 다른 회화와 비슷하지만, 자신의 빛깔로 건물의 흠결을 가려주고 부재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별도의 구실이 덧붙는다. 그럼에도 역시 그림이기에 그리는 이의 바람과 생각이 또 다른 결로 발현된다는 점은 단청 그림의 색다른 매혹이기도 하다.

황두현 작가의 <진리의 장난감>(Dharma Figure, 2019). 단청 무늬를 입힌 레고 로봇 장난감을 묘사한 작품으로 팝아트적 감성이 느껴진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대표 조수연)에서 개관을 맞아 열리고 있는 단청 기획전에서는 불화나 민화와는 또 다른 현대 단청 그림의 단면을 엿보게 된다. ‘현대적 해석을 통한 한국 단청(丹靑)의 새로운 변화를 만나다’란 긴 제목을 단 전시장에서 영상, 회화, 사진, 문화재 모사 등을 하는 7명의 소장 작가가 수학의 프랙털 원리, 레고 장난감, 사운드아트, 미디어아트 등으로 풀어낸 낯선 상상력의 단청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 창덕궁 후원 애련정 천장에 있는 십자 모양의 단청 무늬를 찍은 사진. 단청을 입힌 문화유산의 사진 작업에 천착해온 노재학 작가의 작품이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문활람 작가의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 작품이다. 일본 도쿄예술대에서 공부한 작가는 평안도에 있는 고구려 강서중묘에 그려진 주작의 이미지에 주목했다. 1910~1930년대 일본 학자들의 보고서와 모사도를 치밀하게 분석해 나름의 시각으로 복원한 도상을 단청의 작법으로 내걸었다. 궁궐이나 사찰의 단청 사진에 천착해온 노재학 작가는 창덕궁 애련정과 신선원전 천장의 용과 기하문양, 물고기와 각종 동식물이 어우러진 사찰 천장의 반자 모습을 깊이감 있는 시선으로 드러낸다.

고구려 벽화 고분 강서중묘에 그려진 주작의 모습을 재현한 문활람 작가의 복원 그림. 고구려 벽화는 한국 전통 단청의 기원으로 꼽힌다.

현대미술의 상상력으로 단청의 문양과 색감을 응용한 작업은 전시의 또 다른 축이다. 단청 장인이기도 한 최문정 작가는 <유년의 정원> 연작(2019)을 통해 사람과 사물을 반추상적 구도로 담은 화면에 단청의 문양과 색조를 입혀 현대적 회화미를 구현했다. 젊은 30대 단청 작가인 황두현씨는 <진리의 장난감>(Dharma Figure, 2019)이란 제목으로 단청 무늬를 입힌 레고 로봇 장난감을 묘사하거나 사슴벌레 따위의 곤충을 묘사한 팝아트적 감성의 작업을 내놓았다. 단청의 오방색조를 바탕으로 고찰이나 연꽃 등의 이미지를 산뜻한 색감의 화면에 펼친 이양선 작가의 풍경·정물 이미지도 눈맛을 자아낸다. 갤러리의 조수연 대표는 “단청 등 전통미술을 현대적 맥락에서 풀어내는 소장 작가들의 작품을 앞으로 지속해서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14일까지.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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