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아니면 잔류 확정?..양현종과 KIA에 주어진 '열흘'의 의미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1.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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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양현종(33)은 이제 미국 구단과 협상에서 한 발짝 물러난다. KIA는 그 뒤에서 조금 더 기다린다. 마라톤 협상까지 거쳤지만 정확히는 에이스 잔류에 대해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단계다.

양현종은 지난 20일 원소속구단 KIA와 다시 ‘열흘 뒤’를 기약했다. 해외 진출에 도전하며 20일까지로 약속했던 진로 결정을 30일까지로 한 번 더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KIA가 양해하면서 양현종은 미국 진출을 위한 시간을 좀 더 벌었다.

목표로 했던 메이저 보장 계약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이지만 중소형 선발 투수들의 계약 소식이 하나둘 나오면서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양현종은 일단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접되 한 단계 조건을 낮춰 메이저 연봉 보장 계약까지 놓고 협상하기로 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한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25인 로스터 보장권이라고 볼 수 있다. 늦은 나이라 장기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한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25인 로스터가 보장되는 계약을 원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자 현지 일부 구단은 40인 로스터 보장 계약 가능성을 꺼내왔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동안에도 메이저 연봉을 보장해주는 계약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메이저 연봉을 주며 마냥 마이너리그에 두기 쉽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위험성은 적다. 최악의 경우에는 9월 로스터 확장시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게 된다.

이제 와서 마이너리그에서 뛰기 위해 미국에 갈 이유는 없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양현종의 의지다. 메이저 보장 계약이 여의치 않으니 남은 기간 동안 40인 로스터 계약으로 움직이기로 한 것도 결국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위함이다. 자칫 1년 내내 마이너리그에서만 머물지도 모를 스플릿 계약은 30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에도 배제할 계획이다.

KIA는 그 사이 양현종의 결단을 기다린다. 먼저 움직여 성의있게 협상에 나섰지만 해외 진출을 향한 양현종의 강한 의지까지는 꺾지 못했다.

KIA는 지난 14일 첫 협상에 이어 19일에는 밤 9시까지 6시간 반 동안 긴 협상을 통해 잔류시 계약 조건에 대한 대략적인 의견 조율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양현종이 미국 진출에 실패할 경우에는 무조건 KIA에 잔류하는 듯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그간 보여준 양현종의 인성으로 볼 때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서 국내 잔류하며 KIA를 떠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타 구단의 제안에 따라서는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다. 보상금 규모가 크더라도 리그 에이스이기에 투자 가치는 높다고 판단하는 구단이 나타나면 국내 잔류시에도 양현종의 진로에는 큰 변수가 생길 수 있다. KIA가 양현종에게 준 열흘의 시간은 타 구단이 양현종에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KIA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 조계현 KIA 단장은 “30일까지도 지속적으로 에이전트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 물론 타구단이 접근할 수도 있다”며 “해외 진출 여부는 30일 오후쯤 결정될 것이다. 미국에 가지 못하게 되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져서 30일 당일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잔류는 KIA의 운명이 달린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과제다. 30일까지, KIA도 양현종과 함께 미국 구단과 국내 타 구단의 움직임까지 주시할 계획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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