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딸기·토마토, 애물단지 된 겨울수박.. 희비 교차

정광진 2021. 1. 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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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겨울과일 시장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술안주나 뷔페용 등으로 수요가 많은 겨울 수박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함안군 등에선 겨울 수박 팔아 주기 운동도 펼치지만 역부족이다.

겨울 수박은 5월쯤부터 출하하는 여름 수박과 달리 주로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나 제사, 뷔페, 유흥주점 술안주용 등으로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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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토마토·참외, '집콕' 늘며 수요 증가
겨울수박은 뷔페·주점수요 끊겨 폭락
밭떼기 거래 실종.. 산지가 예년 10% 수준
경매를 앞둔 농협공판장의 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겨울과일 시장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술안주나 뷔페용 등으로 수요가 많은 겨울 수박은 직격탄을 맞았다. 가정 소비가 많은 딸기 토마토 등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고령지역 딸기 고설수경재배 비닐하우스에 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딸콤농장 제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 가격정보에 따르면 겨울 수박은 하락을 넘어 폭락 수준이다.

전국 도소매시장 전국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1개에 18일 현재 7,284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1만8,550원과 비교하면 40%에도 못 미친다.

산지가격은 도소매가보다 더 심각하다. 수박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겨울 수박의 90% 이상은 수확이 시작되는 12월 초에 밭떼기로 거래된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 실종 상태다.

겨울 수박 주산지인 경남 함안군이나 의령군 등은 660㎡ 비닐하우스 한 동에 예년엔 400만~500만원 했으나 올해는 30만~50만원에 불과하다. 거의 10분의 1로 떨어진 셈이다. 이는 소비지 가격이 내려도 수확이나 포장, 운송 등에 따른 유통비용은 그대로이거나 되레 올랐기 때문이다. 도ㆍ소매가 하락분이 고스란히 생산자에게 전가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함안군 등에선 겨울 수박 팔아 주기 운동도 펼치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설(2월12일)을 지나면 더 이상 판로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겨울 수박은 5월쯤부터 출하하는 여름 수박과 달리 주로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나 제사, 뷔페, 유흥주점 술안주용 등으로 소비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유흥시설 5종의 집합금지가 계속되고 있고, 뷔페도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여서 수요가 급락한 상태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는 한 이번 시즌 겨울 수박은 수요회복이 요원한 실정이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집콕’이 늘면서 가정 소비가 많은 딸기 토마토와 최근 출하가 시작된 참외 등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딸기 2키로 도매가격은 2만8,240원으로 1년 전 3만3,250원보다는 낮지만 평년 2만6,850원보다는 높다. 특히 아직 설이 20여일 남은 시점의 시세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되레 높다는 분석이다.

경북 고령지역 한 딸기재배 농민은 “코로나로 가정식이 늘면서 딸기 소비가 크게 늘어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20% 정도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농가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우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수확을 했는데, 최근 한파 등으로 물량이 부족해 아무리 비싸도 팔 딸기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토도 상품 10키로 기준 18일 도매가격은 3만5,800원. 1주일 전 3만7,300원이나 1년 전 3만7,000원 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한 달 전 2만9,696원보다는 20%나 올랐다. 또 평년의 3만2,064원보다도 훨씬 높다.

참외 주산지 성주는 지난해 참외 조수입 5,000억원을 넘어 올해는 6,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출하된 참외 10㎏ 한 상자 가격이 평균 13만5,000원대로 지난해 보다 5,000원가량 올랐고 수요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고령지역 한 농민은 “딸기나 겨울 수박은 한여름부터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수확기에는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예년처럼 심었다”며 “대부분 농민들이 영농자금을 지원받아 시작하고 수확한 다음에 갚는데, 이런 식이면 파산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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