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이재용 "준법감시위 역할 다해달라"

노현 2021. 1. 21.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통해 구속후 첫 메시지
'준법 경영' 의지 재차 강조
"경영진 준법의지 달라졌다"
준법위, 법원 판결에 반박

◆ 벼랑끝 삼성 (下) ◆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계속해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21일 "이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에게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부회장이 18일 재수감된 이후 내놓은 첫 옥중 메시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변호인 접견에서 이 같은 당부를 전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수감 이후 보낸 첫 메시지로 개인 신변이나 경영이 아닌 준법위를 챙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올해 첫 준법위 정례회의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준법위가 실효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시하기도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준법위 활동을 참고하지 않고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비록 준법위의 실효성을 인정받지 못해 구속됐지만 그럼에도 준법경영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발언은 본인의 구속으로 위상이 흔들릴 위기에 처한 준법위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사과에서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고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고, 활동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도 "모두가 철저하게 준법감시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달 11일에는 직접 준법위 위원과 만나 다시 한번 준법위의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이날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판결 이유 중 위원회의 실효성 판단에 대해 의견이 분명히 다르다며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란 입장문을 내놨다. 위원회는 입장문에서 "회사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 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고 컴플라이언스팀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며 위원회 활동의 성과를 강조했다. 위원회는 이어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내리고 위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명확하다"며 "판결의 판단 근거에 일일이 해명하지 않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준법 경영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같은 전망이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옥중 경영을 위해서는 총수가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보고자와 의견을 교환한 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필요한데, 첨단 반도체 공정 등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변호인들과 제대로 된 의견 교환이 가능하겠냐"며 "대규모 투자 결정 등 민감한 경영 관련 기밀 사안을 경영진이 아닌 변호인과 공유한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