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봄날' 올까..통신3사 쏠림 심화는 '숙제'

임영신 2021. 1.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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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갤럭시S21까지
"LTE요금제로 5G폰 쓸 것"
작년 12월 13만명 번호이동
2012년 통계작성이래 최대
통신3사 자회사 마케팅 강화
점유율 작년보다 15%P 올라
통신사와의 경쟁에 밀려 줄곧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던 알뜰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말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가 출시되면서 불붙은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제' 조합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 유입이 늘어나면서 알뜰폰 업계가 모처럼 호기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1 사전예약 판매에서 자급제폰 비중이 30% 안팎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자급제폰이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유통사에서 구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전작인 갤럭시S20를 포함해 그간 새 스마트폰 예약 판매량에서 자급제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아이폰은 해외직구나 중고거래 등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원래부터 자급제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갤럭시S21의 경우 삼성전자가 자급제 전용 모델을 추가하고, 쿠팡 등 온라인 유통망과 카드사 할인, 알뜰폰 요금제 등 '겹겹의 혜택'에 힘입어 자급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자급제폰이 인기를 끌면서 '자급제 비율 10%'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탄 월별 가입자 수는 아이폰12가 출시된 지난해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해 지난해 말엔 13만명을 기록하며 통계가 작성된 201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번호이동 가입 비율도 지난해 말 31%를 넘어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은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5G 속도 등 품질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데다 데이터를 쓸 만한 서비스도 마땅치 않다 보니 좀 더 싼 알뜰폰 요금제를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 택배 배송 등 비대면 유통망이 대폭 확충된 것도 '자급제폰-알뜰폰' 바람이 부는 요인이다.

통신사들은 알뜰폰 자회사를 활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21 자급제폰을 구매한 뒤 U+알뜰폰 파트너스 11개사를 통해 요금제를 가입하면 다음달 말까지 특별할인 요금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새 5G 요금제는 최저 2만2000원에 데이터 9GB를 주고, 최저 3만5750원에 데이터 180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급제폰을 구매하고 U+알뜰폰에 가입하는 고객이 4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KT 알뜰폰 자회사인 KT엠모바일도 기존 LTE 저가요금제 '모두다 알뜰'과 '모두다 맘껏 안심' 등 총 7종에 대해 최대 28%를 내렸다. KT스카이라이프도 지난해 알뜰폰 서비스인 스카이라이프 모바일을 출시하고 갤럭시S21 자급제폰 출시에 맞춰 추가 모바일 데이터 제공, 지니뮤직 6개월 구독권 제공 등의 프로모션을 내놨다.

그러나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중 통신3사 자회사와 KB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는 33%로 전년(48%)보다 15%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자회사는 본사에서 정책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을 끌어와 각종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기업의 지원 사격에 일반 알뜰폰 사업자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3사에 합리적 도매 대가를 요청하고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마케팅 지원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의 약점이었던 5G 요금제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중 SK텔레콤의 도매 제공 의무 서비스 대상에 5G를 추가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사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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