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의 MLB와이드] 늦어지는 FA 시장, 양현종의 시간은 올까

한겨레 입력 2021. 1. 21. 17:06 수정 2021. 1.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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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의 MLB 와이드]구단들, 코로나·재정난 겹쳐
공격적 투자하겠다던 메츠도
'린도어' 영입에 지갑 연 수준
양현종, MLB 진출 의지 높지만
정상급 계약도 미뤄지는 마당
김하성처럼 장래성 어필 관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새 유격수 프랜시스코 린도어가 11일(현지시각)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린도어는 클리 블랜드에서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를 향한 양현종의 집념이 대단하다. 당초 양현종은 1월20일까지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더디게 흘러가자, 상황을 열흘 더 지켜보기로 했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시기가 좋지 않았다. 이번 겨울 시장은 매우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구단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정규시즌(60경기로 단축 운영) 관중을 한 경기도 받지 못하면서 구단 전체 손실액이 약 30억달러(3조299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리그 전체 부채가 83억달러(9조127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리그 연봉 총액도 전년 대비 58.5%가 감소한 17억5000만달러(1조9244억원)에 머물렀다.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사무국의 발표를 엄살로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으로 충분히 손해를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라스의 입김이 한파를 녹이지는 못했다. 일부 구단들은 직원 인력을 감축했고, 지금도 팀 몸집을 줄이는 데 여념이 없다.

실제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프랜차이즈 스타 프란시스코 린도어(28)를 트레이드했다. 예정된 이별이었지만, 알맞은 시기와 제안을 기다렸던 클리블랜드가 갑자기 급하게 움직였다. 이유는 돈이었다.

올해 연봉조정신청 마지막 해인 린도어는 예상 연봉이 2000만달러(219억9400만원)가 넘었다. 가뜩이나 재정 타격을 입은 클리블랜드엔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이에 클리블랜드는 생각보다 낮은 대가에 린도어를 넘겼다. 린도어의 올해 연봉이 2230만달러로 확정된 가운데, 클리블랜드의 개막전 예상 연봉 총액은 3755만달러(412억8600만원) 정도다.

린도어를 데려간 팀은 뉴욕 메츠다. 메츠는 이번 겨울 선수들의 희망이었다. 140억달러(15조3930억원) 자산가 스티브 코헨이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했다. 코헨은 “돈을 벌려고 구단을 매입한 게 아니다”는 말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메츠는 분명 지갑을 열고 있다. 그러나 거액을 쓰고 있지는 않다. 포수 제임스 매캔과 불펜 투수 트레버 메이를 영입하면서 5610만달러(567억원)를 썼다. 앞뒤 가리지 않고 돈을 쓸 계획이었다면, 포수 최대어 제이티(J.T.) 리얼뮤토와 불펜 최대어 리암 헨드릭스를 데려왔어야 했다. 투자 의지를 보였지만,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메츠의 행보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현실이기도 하다. 결코 허투루 돈을 쓰지 않는다. 여러 측면에서 확실하게 따져본 뒤 투자를 감행한다. 그러다 보니 결정이 늦어진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자유계약(FA) 시장은 느리게 흘러갔다. 불과 2년 전 매니 마차도와 브라이스 하퍼의 계약도 2월 말과 3월 초에 발표됐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다음 등급 선수들의 계약은 더 밀릴 수밖에 없다. 이번 겨울도 투수 최대어 트레버 바우어를 비롯해 다나카 마사히로와 제임스 팩스턴, 제이크 오도리지 등이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윈터미팅이 열리지 않았다. 윈터미팅은 구단 관계자와 선수 측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다. 직접 마주하는 자리가 사라진 탓에 계약이 어려워졌다. 모든 계약을 화상 회의와 서면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데, 한 에이전트는 “화상 회의를 할 바엔 마취 없이 신경치료를 받겠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3번째 MLB 도전을 하고 있는 양현종.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계약은 더는 보상의 개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구단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더 중점을 둔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많은 관심을 받은 것도 무궁무진한 미래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나성범(NC 다이노스)은 이미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평가는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선수를 평가하는 관점이 달라진 동시에 코로나19 피해가 겹치면서 나성범의 도전은 좌절됐고 양현종의 도전은 길어지고 있다.

과연 양현종은 난관을 뚫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다행히 얼어붙었던 시장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

이창섭 MLB 전문가 pbbless@naver.com">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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