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11대·마이크 40대.."클래식 즐길준비 됐나요"
앞다퉈 연주영상 제작 붐
고품질 영상에 팬들도 열광
온라인 합주 새로운 시도 눈길
'음반 발매후 공연' 공식 깨져
◆ 2021 신년기획 Rebuild K컬처 ④ 클래식 ◆
코로나19는 '음반 발매→홍보→공연'으로 이어지던 클래식 연주자들의 활동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대면 공연이 어렵게 되면서 대체재로 급부상한 비대면 공연이 음악계 새 트렌드가 됐다. 엄밀히 말하면 연주 영상이다.
사실 베를린필하모닉이나 콘세르트헤바우 같은 일류 오케스트라들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제작해왔던 새로울 게 없는 콘텐츠다. 일례로 베를린필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시절 이미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영상을 제작해 판매했을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자 그동안 영상 제작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않던 연주자들과 연주단체들도 앞다퉈 연주 영상 만들기에 나섰다. 클래식 전문 녹음 및 촬영,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 기술적 저변은 이미 구축된 터라 연주자들의 의지와 시장성이 관건이었을 뿐이다.
지난해 국내 연주자들의 영상 제작에 다수 참여한 톤마이스터 최진 음향감독은 "고퀄리티 영상에 클래식 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고품질 영상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도태되는 분화가 일어나는 만큼 영상의 질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별화된 영상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5G 미디어 기술인 멀티뷰와 멀티미디어를 접목한 연주 영상을 제작했다. 코리안심포니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협연을 카메라 11대와 마이크 40대를 동원해 담아냈다. 이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감상한 사람들 사이에선 "공연장에서 직접 연주를 듣는 것 같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최진 감독은 "연주 영상은 이제 클래식 음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요와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디오 제작 업체들도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속속 3D(입체) 스피커 제작에 나서면서 높은 가격도 많이 내려갔다. 최근 아마존에선 200달러대 3D 스피커가 등장했을 정도다. 집에서 듣는 랜선 음악회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결과다.
코로나19를 맞아 여러 의미 있는 시도도 눈에 띄었다. 특히 온라인 합주는 연주의 완성도를 떠나 합주 장면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오케스트라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본격화한 작년 3월 단원들이 각자 집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합주하는 온라인 합주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 수가 300만회에 이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실시간 온라인 합주는 아직까진 쉽지 않다. 각 연주자의 인터넷 연결 상태가 고르지 않기 때문에 몇몇 악기에서 소리 전송에 지연이 발생할 경우 합주가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악기별 연주 영상을 편집해 하나의 합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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