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롯데 50억원 차입의 궁금증과 진실

이형석 2021. 1. 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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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계열사 캐피탈에 50억원 대출..금리 3.3%
"코로나19 영향, 운영 경비로 사용"

롯데 자이언츠가 계열사인 롯데캐피탈로부터 5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20일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구단의 재정이 어려울 거라 예상됐지만, 야구단이 외부로부터 대출을 받은 건 이례적이다. 롯데 구단은 "대출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말로 롯데 그룹의 경영 악화로 야구단 지원이 줄어든 것일까? Q&A로 정리했다.

1. 계열사임을 고려해도 왜 제1금융권이 아닌 제2금융권인 롯데캐피탈에 대출을 받았을까?

롯데 관계자는 "(제1금융권인) 주거래 은행보다 롯데캐피탈의 이자가 저렴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을 추진했을 때 제1금융권의 최저 금리가 3.5%였는데, 롯데캐피탈에선 고정금리 3.3%를 제시했다.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라고 했다. 모그룹의 계열사를 통해 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렸다는 의미다. 공시에 따르면 차입 방식은 만기인 2023년 1월 25일 전액을 일시 상환하는 형태다. '이전에도 차입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던 건 아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2. 결국 코로나19 영향인가. 그렇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광고 수익이 줄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계약을 마친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마케팅 관련 수익이 작년보다 더 줄어들 거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구단이 긴축 재정을 하는 기조"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외부로부터 자금을 빌린 구단은 롯데와 두산뿐이다. 두산은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290억원을 차입했다.

3. 롯데그룹의 재정적 지원이 줄어든 것인가? 롯데 구단은 공식적으로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소비재 산업이 주력인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광고·홍보 명목으로 모그룹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각 구단이 흑자를 내는 구조가 아니어서 모그룹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고,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거로 예상되는 만큼 야구단 지원은 후순위로 밀려날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4. 50억원이 이대호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투입된다? 차입금이 이대호 계약을 위한 돈이라는 추측과 관련해 롯데 구단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대출금은 선수 및 구단 직원 연봉 등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했다. 즉 이대호의 계약금 및 연봉으로 일부 쓰이겠지만, 50억원 전액을 이대호 계약에 투입하진 않는다는 의미다.

5. 금융권에 돈을 빌릴 만큼 자금 부족을 겪는다면 몸집을 줄여야 하지 않나? 롯데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비효율적으로 운영된 구단이다. 최근 5년(2016~2020년) 간 FA 계약에 무려 428억 7500만원을 썼다. 이대호의 4년 150억 계약까지 더하면 58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기간 롯데는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에 한 번(2017년) 진출했을 뿐이다. 2019년과 2020년 롯데의 팀 연봉은 1위였다. 그러나 성적은 10위와 7위에 그쳤다. 롯데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몸집(선수단 규모나 연봉 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6. 비닐하우스에서 훈련한다? 2021시즌 롯데의 전지훈련이 열리는 부산 사직야구장 그라운드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언뜻 보면 구단의 경영 악화로 열악한 환경에서 캠프를 진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SK와 한화·KT를 제외한 7개 구단은 1군 혹은 2군 훈련장에 캠프를 마련했다. 부산은 기후가 비교적 따뜻한 편이다. 실내구장이 있는 상동을 택하지 않은 건 시설이 낙후됐기 때문이다.

함평과 광주에서 훈련하는 KIA도 추위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이천 2군에서 훈련하는 LG 역시 불펜 투구를 위해 비닐과 천막을 이용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보강했다.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롯데의 주장이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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