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밥먹는 식당은 되고, 마스크 쓰는 공연은 왜 안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는 공연예술계가 방역지침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공연장에서 확진자가 없는데 지나친 방역지침으로 공연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고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연장의 경우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좌석을 두 칸 이상 띄워야 한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로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좌석을 한 칸 이상 띄워야 하며 스탠딩공연장의 경우 스탠딩이 금지됐다.
또다른 극단 사무실 관계자도 "정부 방침상 전체 좌석의 30%밖에 팔지 못해 사정이 어렵다"면서 "관객을 많이 모을 수 없다보니 공연을 하면 할수록 손해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연을 계속하는 이유는 관객과의 약속 때문"이라면서 공연을 중단할 경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수입이 끊겨 손해를 감수하고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극장 공연보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뮤지컬의 경우 공연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되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경우 다음달 1일까지 관람이 중단됐다.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되던 뮤지컬 '그날들'의 경우에도 이달 31일까지 관람을 중단했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지 않은 공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공연장은 큰 타격을 입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공연시설의 코로나19로 인한 취소 공연건수는 3568건이다. 취소에 따른 대관료 환불규모는 70억원(환불률 94.5%)에 달했다. 갑작스런 공연 취소로 다른 공연을 섭외하지 못해 공연장이 손해를 그대로 떠안는 경우도 많았다.
이어 "영화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거리두기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적어도 일행끼리는 옆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동반자 외 거리두기고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은 같이 차를 타고 와 밥도 함께 먹는데 굳이 한 칸 띄워 앉아야 하냐는 취지다. 이들은 최소한 좌석의 70%까지 가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호소했다.
공연예술계 연대 단체인 '코로나피해대책마련 범 관람문화계 연대모임'도 20일 성명서를 내고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착한 임대인에게 세제 혜택 및 임대료 지원 정책을 도입해 줄 것 △운영시간 제약을 완화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공연예술계가 공동으로 연대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예술인들의 호소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이어졌다. 청원인은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전염사례는 없었다"면서 "확진자가 다녀갔더라도 감염사례가 단 한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은 카페나 음식점처럼 마스크를 벗을 일도 없는데 더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연극을 즐기던 시민들도 아직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용산구에 거주 중인 이모(30)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자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가기가 꺼려진다"면서 "아무리 소독을 철저히 한다 해도 배우와 호흡을 함께하는 공연장 특성상 한번 감염이 발생하면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종각역 인근에서 만난 박모(33)씨도 "블루스퀘어나 예술의전당처럼 대형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은 좀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소극장 공연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하는 공연은 아직은 꺼려진다"면서 "언제 어디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지 몰라 조심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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