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리더십 회복에 힘쓸 것"

[경향신문]
·“공존과 협력의 ‘허들링 처치’ 추구” 의지 밝혀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이철 감독, 신년 회견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사진은 한교총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왼쪽)와 이철 감독이다. 한교총 제공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21일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결핌’과 ‘리더십 부재’를 인식하며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이날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와 이철 감독(기감 감독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존과 협력의 교회’를 의미하는 ‘허들링 처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교회는 사회적 호소에도 불구, 집합 대면예배를 강행하거나 목회자·신자들은 코로나19 방역을 공공연하게 방해하는 행태를 보였다. 천주교나 불교와 달리 개교회주의라는 개신교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공교회성의 부족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개신교 전체의 사회적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신교 안팎에서는 이에 따라 개신교회의 공교회성 회복, 개교회주의 특성 속에서의 리더십 회복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제기되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이날 “한국교회가 코로나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결핍’과 ‘리더십 부재’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연합교회 전성기 때는 교회들이 함께 갔지만 개교회화가 진행되면서 공교회성의 결핍, 리더십 부재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한교총은 이들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 감독은 “감염병 확산 속에 한국교회는 아픔을 겪는 이들을 함께 품고 가야한다는 근본적 신앙정신을 갖고 있다”며 밝혔다. 이 감독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자기 교단만 생각하던 의식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며 “깊은 소통을 통해 함께 걸어가는 연합 사역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허들링 처치’와 관련,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이 환자들을 돕기위해 피와 땀을 쏟은 것처럼 교회가 사회적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자, 서로를 품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공존과 협력의 교회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허들링’은 남극의 황제펭귄들이 눈 폭풍과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체온 유지 방법으로, 서로의 몸을 밀착시켜 뭉치고 그 무리 바깥쪽 펭귄들의 체온이 낮아지면 안쪽 펭귄들과 자리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소 목사는 “그 펭귄들은 혹한의 추위를 허들링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교회의 윤리와 도덕성 회복, 사회적 약자의 보살핌, 생명 존중과 건강한 가정 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 정부의 방역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소상공인 등에게서 현실적인 피해가 큰 점 등을 감안, 방역조치의 보완을 요청했다. “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자발적 협조를 구하고,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거리두기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교총은 정치권에 대해 “당파싸움으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하며 “자신만이 옳다가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대화하고 타협하는 국회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