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까지 차오른 '빚투' 경고음..증권사 신용대출 창구 3일 만에 또 닫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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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동학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가열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늘면서 증권사와 은행들이 연일 '돈줄' 조이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 주가가 3,100선에 안착하면서 대출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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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서 빌린 돈만 이달 2조 늘어
"주가 변동성 큰 만큼 리스크도 막대"
연초부터 '동학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가열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늘면서 증권사와 은행들이 연일 '돈줄' 조이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엔 신용대출 신청이 몰려든 한 증권사가 재개 3일 만에 대출을 재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루 1700억씩 빌린다... 속도내는 '빚투'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4일 사상 첫 2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9일 기준 21조2,63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3,100선에 안착하면서 대출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보통 주가 상승세가 예상되면 개인들의 신용융자 잔액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크다.
규모도 문제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12거래일간 하루 평균 1,700억원씩 늘어났다. 지난해 말(19조2,214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무려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2019년 말 9조2,000억원 수준에서 불과 1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 역시 이달 14일 기준 135조5,286억원으로 10영업일 만에 2조원 가까이 늘었다. 통상 연말 보너스를 받는 연초부터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이례적인 일"이란 반응도 나왔다.
신용대출 재개 3일 만에 재중단
상황이 이렇자 금융사들도 신용대출 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오는 22일부터 신용대출로 주식 매수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3일에도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19일 재개했는데, 불과 3일 만에 재중단한 것이다. NH투자증권도 21일 신용대출 및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신규 고객이 대폭 늘어난 만큼 신용대출 수요 역시 증가해 한도가 재차 소진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첫째 주에만 신규 고객이 4만명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통상 2~3개월씩 시간을 두고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그런데 대형 증권사가 불과 며칠 사이 재차 대출에 빗장을 걸자 "빚투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한은행도 이달 15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 4가지의 최고 한도를 5,000만원씩 낮추는 등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무조건 오른다?...반대매매 리스크 주의해야
연초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식투자를 위한 '영끌'이 과열되면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증권사 신용융자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증시가 활황일 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대출 회수에 나서는 반대매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기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387억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112억원 수준이었던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9일 기준 326억으로 3주 만에 2배나 증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주가 회복 기회 자체가 날아가는 셈"이라며 "신용거래는 주식투자의 기본인 장기투자를 아예 불가능하게 만드는 만큼 아무나 뛰어들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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