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주마, 그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스포츠경향]
혹한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황량한 경마공원의 풍경보다 더 경마 팬들의 마음은 공허할지 모른다. 눈앞에서 직접 경주를 볼 수 없는 만큼 그리운 ’스타 경주마‘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신축년(辛丑年) 새해, 다시 만 날 그 날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경주마들의 뜨끈뜨끈한 근황을 가져왔다. 첫 번째 시간으로 노련미와 원숙함으로 무장한 한국 경마 대표마들을 만나봤다.
■돌아온 디펜딩 챔피언 ‘청담도끼’
한국 경마 현존 최고 인기마이자 최대 레이팅을 기록하고 있는 ‘청담도끼’(거, 7세, R136, 박종곤 조교사, 김병진 마주, 승률 51.6%, 복승률 74.2%)에게 올해는 거침없는 수성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 대상경주 우승을 2회(헤럴드경제배, YTN배)나 싹쓸이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냈지만 부산광역시장배에서는 티즈플랜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장거리 라이벌 구도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올해 7살로 적지 않은 마령도 변수다.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청담도끼는 선입이든 추입이든 작전 전개에서 만능이며 딱히 결점이 없어 전천후 경주마로 불리기도 한다. 작년 3월부터 다시 청담도끼를 맡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박종곤 조교사는 “청담도끼에겐 충분한 휴식을 주면서 체력을 비축하고 지구력을 기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경마가 정상화되어 올해 다시 스테이어 시리즈에 도전해볼 기회가 있었음 좋겠고 작년처럼만 건강히 잘 뛰어줬음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감격의 대상경주 첫 우승 이루며 전성기에 들어선 ‘티즈플랜’
감격의 대상경주 첫 우승을 달성했던 ‘티즈플랜’(수, 6세, R120, 박재우 조교사, 권경자 마주, 승률 52.6%, 복승률 63.2%)에게 올해는 조금 특별하다. 라이벌 청담도끼에게 밀리며 작년 대상경주에서 2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으나 중장거리 최강자를 가리는 스테이어 시리즈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부산광역시장배(GⅡ, 1800m)에서 드디어 청담도끼를 꺾고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8월 이후로는 최근 성적이 없어 과연 올해까지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청담도끼보다 젊다는 강점이 있고으며 작년부터 빅투아르 기수와 쭉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는 점 또한 티즈플랜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명문 혈통인 티즈나우(Tiznow)의 자마로서 향후 은퇴 이후 씨수말로의 활약 또한 주목해 볼만하다.
장거리 경주에 최적화된 경주 패턴을 선보이고 있는 티즈플랜은 요즘 어떻게 훈련을 받고 있을까.
5년째 티즈플랜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박재우 조교사는 “티즈플랜이 12월 초에 주행심사 받은 이후로 가벼운 훈련은 거의 매일하고 있다”며 “올해 경주 계획을 보니 티즈플랜이 뛸 만한 경주들이 많이 보였는데 올해는 코로나가 좀 잠잠해져서 대상경주를 비롯한 정상적인 경마가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꽃길만 걸을 한 해? 한 수 위 ‘다이아로드’가 기다린다
지난해 동아일보배(L, 1800m), 적수가 없을 것 같던 ‘실버울프’를 3마신차로 제치며 ‘다이아로드’(암, 5세, 한국, R110, 송문길 조교사, 손병철 마주, 승률 88.9%, 복승률 100%)는 여왕마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8월 뚝섬배(GⅡ, 1400,m) 역시 6마신차로 적수가 없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뚝섬배 당시 외곽게이트와 늦은 출발로 우려를 샀으나, 경주 도중 좋은 자리를 놓치지 않은 김용근 기수의 인상 깊은 경주 운영으로 여유롭게 우승했다.
500㎏이 훌쩍 넘는 큰 체구에서 나오는 힘이 좋아 선행으로 경주를 전개해나가며 지구력을 뽐낸다. 다이아로드는 지난해 530㎏ 대로 체중을 조절하며, 높아진 부담중량을 이겨내고 있다. 다이아로드는 지난 10월, 앞다리 불편으로 휴양을 떠났다. 그간 대상경주 위주로 출전하다보니 온전히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라는 취지다. 오는 설날이 지나면 다시 경마장에 복귀해 훈련을 재개하여, 퀸즈투어에 중점을 두고 출전할 예정이다.
다이아로드를 훈련하고 있는 송문길 조교사는 “워낙 큰 말이기에 체중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체중관리를 위해 긴 훈련을 소화다보니 무리가 갔던 것 같다. 올해는 충분히 쉬어가면서 운동기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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