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로 상 수십개 받은 손창현 "취업도 안되는데..인정받는 느낌이었다"

김승현 기자 2021. 1.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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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작가의 단편소설 ‘뿌리’와 가수 유영석의 노래 가사 등을 표절해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손창현씨가 21일 “상을 받는 보상심리 때문에 이런 행동(표절)을 했다”고 털어놨다.

/CBS 유튜브

손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진행자가 방송 전날 손씨와 통화한 녹음 내용 일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손씨는 인터뷰에서 ‘왜 이런 일을 했느냐'는 질문에 “상을 받으면 ‘그래도 나에 대해 존재대로 알아주는 곳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취업은 매번 떨어져도 이런 식으로라도 상을 받으면 되게 기쁘다고 그럴까요”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손씨는 2017년 공군 소령 진급을 앞두고 부대에서 발생한 사고로 불명예 전역을 한 뒤, 자포자기 심정으로 공모전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명예 전역을 당하니 삶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내 꿈까지 접으면서 군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막판에 다 어그러져 버리니까 모든 삶이 어그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술에 의존하고 사람들 만나기 싫고 이런 것들이 반복됐다”고 했다.

/페이스북

손씨는 그동안 공모전 수상과 관련해 “40개까지는 안될 것 같고 30~40개 사이였던 것 같다”며 “3분의 1정도는 표절한 게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도용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었다”며 “사실 알려고 하면 왜 모르겠나. 합리화라고 할까, ‘괜찮아, 내가 취업하면 이제 이런 거 안 할 거니까’ ‘취업할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상금을 받아 자동차를 샀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리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손씨는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 가끔 정말 친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들어와서 보면 뭘 보여주고 싶었다. 설령 못 지내더라도 그런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 작가들 중) 사과를 받아주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분들을 찾아가서 뵙고 사과를 드리고 무릎 꿇고(싶다). 법적인 것이나 도의적인 것이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짜 학력 논란에 대해서는 고려대 안암 캠퍼스 학사, 석사과정 학생증 사진을 제시하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앞서 단편소설 ‘뿌리’로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김민정 작가는 지난 16일 손씨가 자신의 소설을 훔쳐 다수의 문학공모전에서 입상했다고 폭로했다. 김씨에 따르면, 손씨는 ‘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베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2020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제 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5개 문학상을 탔다.

그는 ‘하동 날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 대상도 받았다가 가수 유영석의 ‘화이트’ 가사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결국 수상이 취소됐다. 이외에도 자료·보고서 거래사이트인 해피캠퍼스에 올라온 보고서·논문·사업계획서 등을 도용해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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