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진화하는 사이버폭력, 이화여대 연구팀 논문서 "실태 측정도구 부실하다" 지적

고민서 2021. 1. 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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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전종설 교수 연구팀
코로나 온택트 시대에 부합하는
사이버불링 측정도구 개발 강조
코로나19 온택트 시대를 맞아 날로 진화하는 아동·청소년의 사이버폭력 실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1일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종설 교수 연구팀은 '사이버불링 측정의 국제적인 체계적 고찰(An international systematic review of cyberbullying measurement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세계 17개국의 사이버불링 측정도구들에 대한 체계적 고찰을 실시하고, 기존 사이버불링 측정도구들의 다양한 문제점을 규명해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국제적 표준도구 개발의 근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인 'Computers in Human Behavior(IF=5.003, Psychology, Experimental 분야 상위 5% 이내)에 게재됐다.

여기서 말하는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이란 이메일이나 휴대폰, SNS 등을 이용해 특정한 대상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코로나19로 한층 강화된 온택트 시대 속에서 스마트폰 보급과 SNS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 학교폭력이 시공간을 초월한 사이버불링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정작 교육 현장에선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이버불링 피해가 급증하고 그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에도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측정도구가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전 교수 연구팀은 PRISMA 가이드라인(Moher et al., 2009)에 따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17개국 총 64개의 사이버불링 피해척도 개발 연구들을 대상으로 일반적 특성, 정의, 표본 특성, 표본 크기, 척도 유형, 시간 기준, 조사 유형, 항목추출 방법, 신뢰도와 타당도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71.9%의 논문이 사이버불링 개념과 정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온라인폭력, 사이버폭력 등 유사한 다른 개념들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사이버불링에 대한 표준화된 정의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또한 기존의 사이버불링 측정도구가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에서 개발됐고, 아시아에서는 단 5개의 논문만이 존재하는 데 그쳐 아시아 국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측정도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사이버불링 피해 발생률에서 성별 차이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성별의 특성을 반영해 개발된 측정도구들이 부재했으며, 약 30%의 논문은 사이버불링이 일어난 시점을 명확하게 측정하지 않아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23%의 논문만이 척도개발 지침과 절차를 따라 측정도구들을 개발했으며 논문의 절반만이 측정도구의 신뢰도 및 타당도를 검증한 것으로 나타나 기존 측정도구들이 낮은 신뢰도와 타당도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종설 교수는 "장기화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아동·청소년들의 학습뿐 아니라 여가활동 및 교우관계조차 모두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처럼 온라인 중심으로 변환된 환경은 사이버불링의 피해를 급격히 증가시켜 우리 자녀들을 병들게 하는데 기존 측정도구들을 통해서는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한 선별을 통한 사이버불링 예방 및 개입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측정도구가 필요하며, 특히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측정도구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이화여대 전종설 교수(제1, 교신저자), 싱가포르국립대학의 Jungup Lee 교수와 김진영, 이세림 이화여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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