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축물의 취약점 대응하기

매거진 2021. 1.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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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하자에 대처하는 유지관리 매뉴얼_ 11회

다른 유형의 건물과 비교해 소형건축물에서 발견되는 취약점. 어떻게 대응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본다.

연재 순서
01 건축물 생애주기비용(LCC)의 이해 / 02 유지관리의 발생과 성장, 그리고 목적 / 03 건축물 유지관리 관련 법규의 이해 / 04 에너지절약설계기준 / 05 친환경 생태디자인 / 06 기초, 골조의 하자와 유지관리 / 07 결로, 방수, 누수와 유지관리 / 08 설비, 전기 하자와 유지관리 / 09 시운전, 사용법 / 10 리모델링과 유지관리 / 11 상가주택의 취약점에 대응하기 / 12 임대차보호법, 임대차계약서 작성하기

소형건축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 주택의 경우에는 아파트 단지보다, 상가의 경우에는 대형 임대오피스빌딩에 비해 그렇다. 관리인을 별도로 두기 어려워 유지관리나 냉난방 관리가 취약할 수 있고, 대단지에 비해 단지 내 시설이 부족하며 방범에 있어서도 약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되고,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공동시설의 부족은
다른 기능으로 극복

상가주택과 주택 등 소형건축물은 종종 아파트와 비교하여 관리가 어렵고 단점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단점은 설계는 물론 시공을 하는 과정에서라도 충분히 검토하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반영해야 아파트만큼은 아니어도 같은 규모의 건축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우리는 배부르고 등 따뜻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삶의 질을 따진다. 주거도 과거처럼 들어가 잠잘 공간만 있으면 되는 시기는 지났다. 주거의 질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를 헤아리게 된 것이다. 근무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되면 그만이었던 사무실 역시 쾌적도와 근무환경을 서로 비교하고 장소의 고유성을 검토하게 되었다.

상가주택 등 소형건축물은 아파트에 비해 공동시설이 부족하고, 관리가 불편하며, 방범이 미흡하고 추운 곳이라 인식되어왔다. 물론 과거에는 확실히 그런 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상가주택을 예로 들면, 아파트 등 대형 단지에서 잘 갖춰져 있는 부분은 공동시설이다. 단지의 규모에 있어서 워낙 비교가 안 된다. 단지 내 상가를 대표로 어린이집과 경로당, 주차장과 주민 운동시설, 그리고 넓은 외부 조경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상가주택도 신도시에 지어진 경우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못지않게 주변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들이 많다. 도시설계에 의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필요 용도가 적정하게 배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민 운동시설 등의 편의시설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만큼은 근본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특징이다. 아파트에는 없는, 수익이라는 장점이 발생하는 주택이라는 데서 그 특성이 차별화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용상의 관리, 관리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방법

상가주택 등 소형건축물을 소유하게 되면 소소하게 전등을 교체한다든가, 보일러의 기본 기능을 알고 조작한다든가, 물을 사용하는 기구들을 다룰 정도는 되어야 한다. 정년퇴임하여 특별히 할 일이 없다면 소일거리로 직접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더구나 이런 일들이 적성에도 맞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수익형 부동산은 나의 생활 반경에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유리하다.

소형건축물을 사용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은 청소와 재활용품 분리배출, 공과금 수납, 택배·우편물 수취 등이다. 이것은 건축주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직접 할 수 있으므로 별문제 없으나, 직장 생활을 하거나 맞벌이를 하는 건축주라면 매우 번거로운 일일 수 있다. 요즘에는 이런 일을 대행해 주는 업체가 많이 생겼다. 바쁜 건축주들은 이들에게 청소와 관리를 맡기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신종 직업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은 입주자들에게서 가구당 일정액을 받아서 주 1회 정도 계단, 복도, 주차장 등의 공용부분을 청소해 준다. 또, 수도 요금과 전기 요금을 대납해 주고 남는 차액을 업체의 관리비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이런 업종과 업체가 계속 늘어나 시장의 규모도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청소와 공과금 수납을 건축주가 직접 하면 각 세대에서 받는 관리비까지 임대 수입의 일부가 된다.


무인택배함

갈수록 인터넷을 통한 구매가 증가하면서 택배를 통한 우편물 배송이 많아지고 있다.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를 받는 일이 번거로울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무인택배함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상가주택에도 무인택배함을 설치하면 택배 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편리하다.

청소와 공과금 수납보다 좀 더 업체의 업무 범위를 넓혀 재활용 쓰레기 정리까지 맡기기도 한다. 재활용 쓰레기의 경우 중요한 것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를 모으고 처리할 수 있는 곳을 고려하여 설계에 반영해 놓으면 유지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는 점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웃집과 사소한 다툼이 될 수도 있다. 출입 시 냄새가 발생하는 곳이거나, 미관상 좋지 않은 곳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임대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소형건축물일수록 멀리 보면서 관리해야 한다.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노후화된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지저분하면 세입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공실의 원인이 된다. 이 말인즉슨, 지어진 후 똑같은 기간이 지난 집이라도 상대적으로 깨끗하면 경쟁력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건축물을 포함한 모든 제품은 낡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치감소 현상인 감가상각을 하게 된다. 감가상각과 대응되는 개념은 물가 상승, 임대료 상승, 시세차익 상승 등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감가상각이 이 세 가지의 합보다 작게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물의 유지관리는 건축물의 가치가 계속 유지, 혹은 상승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파트에서는 이런 관리를 위하여 장기수선충당금을 매월 관리비에 포함하여 받는다. 정기적으로 외벽을 도장한다든가, 주차장 바닥에 페인트를 칠한다든가, 방수공사를 한다든가, 도배 공사를 하는 비용으로 쓰며 건축물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공사를 어느 날 갑자기 하려고 하면 공사비도 부담스럽다. 따라서 소형건축물에서도 매월 수입을 모두 수익으로 잡지 말고, 일부를 떼어 건축물 유지관리비로 저축을 해보자. 유지관리비에 대한 부담도 없고, 건축물을 경쟁력 있게 관리할 수 있다.



안전관리는 필수

아직도 아파트보다 부족한 것이 방범이다. 별도로 관리실과 관리인을 두기가 어렵고, CCTV 등 방범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과 장비의 발달은 이러한 간극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초기 시설비를 조금만 투입하면 관리인을 두지 않아도 방범 등을 할 수 있다. 홈오토 기술이 진화하여 요즘에는 본체와 모니터를 현장에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사양이 출현하였다. 즉, 본체와 모니터를 설치할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으로 자료가 전송·처리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CCTV 본사의 저장장치를 사용하여 확인하면 된다.

각 세대 안에 있는 로비폰을 CCTV와 연동하여 건축물의 주변을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방식도 있다. 문제가 생겼거나 어떤 상황이 궁금할 경우, 관리실에 뛰어가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내 집, 내 건물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런 방식 이외에도 다양한 용도와 기능의 CCTV가 많이 나오므로 우리 건축물에 맞는 시스템을 선택하면 편리하게 사용하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개개인의 인권 보호 등 말이 많지만, 소형건축물에도 가급적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심리적으로 범죄 예방의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홈오토 설비 상가주택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디오폰이다. 공동현관과 세대 현관의 모니터링, 경비호출, 자동 문 열림, 4대의 CCTV 카메라 검색 등 기능이 있다. 위 사진은 4번 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화면이다.



요즘에도 추운 상가주택이?

과거 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적고 법적인 단열 규정이 없을 때 지어진 건물들은 확실히 겨울에 춥고 여름에는 더웠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함께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패시브하우스나 제로에너지하우스라는 건축물을 만들어 냈다. 이뿐 아니라 국가마다 일반 건축물을 이런 건축물로 전환하는 기간을 정하여 실천하는 로드맵까지 세워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올해부터 국가 등 공공에서 발주하는 1,000㎡  이상의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이 의무화되었다. 2025년부터는 공공 발주 건축물 500㎡  이상, 민간발주 건축물 1,000㎡  이상이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로 강화된다. 2030년부터는 5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시행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 지어지는 건축물을 보면 아파트와 상가주택 등 소형건축물에 있어서의 단열 성능에는 차이가 없다. 오히려 외단열을 주로 하는 상가주택보다는 내단열을 주로 하는 아파트가 단열 성능이나 효율이 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여러 층이 수직으로 겹쳐 지어진 아파트는 바닥과 천장의 열 보존이 상가주택보다 유리할 수 있다. 이것은 건축물의 용도보다는 건축물의 형태의 차이인 것이다. 소형건축물의 경우 건설회사의 시공 수준에 의해 단열재

설치가 꼼꼼하게 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부분을 통하여 열교현상이 나타나고 부분적으로 추운 곳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정도가 단열에 있어서 차이라면 차이다.


IoT 활용

현대에는 비정형 건축이나 초고층 건축물이 선을 보이기도 하지만, 소형건축물 분야의 경우 건축물의 구조체를 공사하는 방식은 과거와 비교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기술이 소소하게 변화된 것들은 있지만,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의 변화를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철근콘크리트 방식도 그렇고 조적조 방식도 그렇다. 전통적인 목구조는 오히려 기술이 퇴보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기대를 걸고 있는 3D 프린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현대의 건축물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쪽의 발전은 IoT라고 부르는, 사물인터넷이 가장 많은 변화를 이끄는 것 같다. 2000년경 유비쿼터스라고 불리던 컴퓨터 기반 시스템들이 수정과 발전을 거듭하여 사물인터넷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IoT는 우리가 집이나 건물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사물에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소통이란 우리가 그 사물의 상태를 확인한다거나 또는 그 물건을 조작한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


온도 조절 앱 온도를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앱을 사용하여 매장 내 온도를 전국 어디서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면서 조절할 수 있다.

이제 대부분 분야에서 초기 시설비를 조금만 더 투입하면 관리인을 두지 않아도 건축물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보며 관리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면 사람이 없어도 집안에 있는 전자기기들을 원격으로 조작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면 소형건축물의 취약점을 잘 극복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서 컴퓨터와 친해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 나이나 분야에 상관없이 배우고 익히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과제처럼 주어진 세상이 되었다.



건축가 유훈조 _ ㈜재마건축사사무소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가주택 기획 업무는 물론 설계와 감리, 시공과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그동안의 경험을 녹여 『상가주택 건축주 바이블』을 출간했으며, 현재 ㈜재마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겸임 교수, 한국환경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 VE위원직을 겸하고 있다. https://cafe.naver.com/yulim4248

구성_ 편집부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1월호 / Vol.26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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