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떠나면.." 아내 유언따라 4년째 장학금 기탁한 남편
투병 중 숨진 아내 "연금 장학금 써달라" 유언
고인, 생전에도 봉사하는 삶으로 모범
“여보, 내가 떠나면 인재 육성을 위해 연금을 써주세요.”
4년 전 세상을 떠난 김기숙 전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이 남편 윤종섭(69) 충북 제천문화원장에게 전한 마지막 바람이었다.

지난해 12월21일 윤 원장은 아내의 유언에 따라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에 108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이 돈은 아내인 김 전 단장 사망 이후 받는 공무원 유족 연금을 1년간 모은 것이다.
김기숙 전 단장은 뇌종양 진단을 받고 2016년 명예퇴직 후 투병하다 60세인 2017년 12월 동짓날 세상을 떠났다.
윤 원장은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중에도 지역인재 육성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라며 “세상을 떠나면 그동안 모아둔 돈과 연금을 장학금에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아내를 떠나 보낸 후 2018년 첫 장학금으로 1억원을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에 전달했다. 이 돈은 김 전 단장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조금씩 모아온 것이다. 2019년부터는 매월 90만원씩 나오는 유족연금 1년치를 모아 해마다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하고 있다.

윤 원장은 먼저 떠나보낸 아내에 대해 “결혼할 때 남에게 베풀며 살자던 아내는 딸의 이름에도 베풀 ‘선’을 붙였다”라며 “평생 남을 도우며 살았던 친절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1977년 경기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 전 단장은 1981년 오빠가 살던 제천으로 왔다. 윤 원장과는 제천시 부부 공무원이었다.
김 전 단장은 퇴직하기까지 40여년간 힘들게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에는 항상 봉사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나눔 활동에 앞장섰던 김 전 단장은 자원봉사 1000시간을 달성해 대한적십자사 표창장도 받았다.
윤 원장은 “주 5일제가 아닌 시절,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또 봉사활동을 나섰다”라며 “그 사람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착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단장은 90년대 중반 가족이 없이 홀로 지내는 무연고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와 13년간 함께 살았다고 한다.
윤 원장은 “교동에서 민원팀장으로 근무하던 아내가 갑자기 사정 딱한 할머니를 알게 됐는데 모셔와 함께 살자고 하더라”라며 “그렇게 할머니와 13년을 살았고, 돌아가실 때 손수 장례까지 치러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말만 앞서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단장은 제천시 인재양성재단이 탄생하고 자리 잡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제천 인재육성재단 최명훈 상임이사는 “김 전 단장은 아주 온화했지만 뚝심 있게 일을 추진하던 분”이라며 “그 덕에 1∼2억에 불과했던 장학기금은 3년여 만에 1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지금의 재단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제천시청 행정직 여성공무원 최초로 국장에 오르기도 했다.
윤 원장은 “아내는 지역이 발전하려면 인재양성이 중요한데 외지로 떠나는 사람이 많아 걱정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라며 “아내는 떠났지만, 그녀의 숭고한 뜻이 제천 지역의 인재 양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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