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MBC 노조 "본사는 지역 알고 혁신할 수 있는 사장 뽑아야"

최승영 기자 2021. 1.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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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자회사 노조 "임추위에서 자회사 임원도 선출하라"

지역MBC 노동조합들이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지역MBC 사장 선출 절차와 관련해 MBC본사와 임원추천위원회 등에 투명하고 엄밀한 선임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구‧춘천‧여수지부는 최근 각각 성명을 내고 ‘지역을 잘 알고’ ‘변화를 담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변화와 혁신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사를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본사에 촉구했다.


대구지부는 신임 사장이 “이럴 때 일수록 제작 역량 강화에 힘써 작지만 강한 지역방송의 기틀을 새롭게 다져야”하고 “다양한 사업과 투자,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물적 토대의 확보’라는 기틀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임추위의 결정 과정이 절대적으로 투명해야”하고, “과거처럼 정치권이나 외부의 입김에 의한, 혹은 ‘보은 인사’와 같은 식의 임명이 반복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지역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위기에 처한 지역의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인사를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춘천지부는 회사가 무능한 사장으로 존폐위기를 겪고 있다고 자평하며 “능력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역MBC 사장은 지역민과 지역사 구성원의 정서를 알아야 한다”면서 “회사 방송권역인 춘천, 홍천, 화천, 양구, 인제, 철원을 두루 알지 못하고 떡하니 하늘에서 떨어져 춘천에 도착하면 ‘낙하산 인사’가 된다”는 것이다. 춘천지부는 “임추위가 노사동수로 구성되는 만큼 지역의 목소리를 올바로 전달하길 바란다”고 했다.

여수지부는 노사동수로 구성되는 임추위의 의미를 인정하지만 직접 질문을 할 수 없는 허점이 있어 입장을 밝힌다면서 “‘MBC 지역사 사장’이 아닌 ‘여수MBC 사장’을 희망하는 대표자를 원한다”고 했다. 각 지역MBC가 처한 여건들이 다른 만큼 여수MBC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애정이 있는 사람만이 경영자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의 시각, 중앙의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봐온 인사들에게 우리는 신물이 난다”면서 “능동적으로 지역을 대변할 투사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MBC는 22일까지 부산MBC를 제외한 지역MBC 15개사 사장을 뽑는 공모를 진행한다. 2018년 1월 MBC 노사는 지역MBC 사장을 공모를 통해 뽑기로 합의했다. 지역MBC 최대주주인 본사가 지역사 사장을 일방적으로 낙점하는 방식을 개선한 조치였다. 이에 노사 각 3인씩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하고, 이들이 사장 후보자를 2배수 추천하면 본사 사장이 면접 뒤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같은 기간 MBC 자회사 임원 공모 절차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MBC C&I에서 사장 1명과 이사 3명, MBC 플러스에서 이사 2명, MBC 아트에서 사장 1명과 이사 1명, MBC 플레이비에서 사장 1명과 이사 1명, iMBC에서 이사 1명 등 총 11인의 자회사 임원(전체 사장 3명과 이사 8명)을 뽑게 된다.

이와 관련 MBC 자회사 노조 등에선 자회사 임원 선출 역시 임추위를 통해 선출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미디어발전협의회, 방송자회사협의회, MBC자회사협의회 등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지역 계열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하지만 자회사는 적폐시절과 같이 MBC 사장이 직접 선임한다고 한다”면서 “당연히 자회사도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하는 것이 상식 아닐까”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회사들의 경영 상황이 본사와 같이 적자 상태다. 모 자회사는 벌써 3년째 적자인 곳도 있다.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 이런 대내외적인 환경 속에서 자회사 임원을 전문성 검증 없이 자기 사람을 챙겨 임명한다면 자회사뿐만 아니라 본사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며 “과거 적폐를 버리지 못하고 본사 사장이 밀실에서 짬짬이 인사를 한다면 분명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임원 한명 당 직간접비를 포함하면 5억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원들이 적은 회사에서는 상근 임원이 한명이면 충분하다. 자회사 가운데 iMBC와 같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는 상근 이사가 필요없다. 특히 MBC C&I의 경우 MBC 아카데미와 합병으로 임원이 한 명 더 늘어 이사만 3명이다. 자질 있는 이사 한 명이면 충분하다. 현재 MBC 플러스는 이사만 6명이다. 2명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방송자회사협의회는 지난 18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노사동수의 임추위에 자회사 임원을 제외시킨 것에 분노한다”며 “지금이라도 MBC는 노사동수로 구성되는 임추위에 MBC 자회사협의회 대표를 포함시키고, 선출 임원도 자회사 임원까지로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와 사측이 함께 만나는 본‧자회사 상생협의체도 제안했다.

앞서 언론노조 MBC자회사협의회도 지난 14일 성명으로 ‘자회사별 임추위 구성 또는 자회사 통합 임추위 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 또 “100명 이하 자회사는 대표이사 한 명이면 족하다”며 차량지원을 없애고,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언론노조 MBC플러스‧MBC C&I‧iMBC지부 등도 각각 성명을 내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언론노조 iMBC지부는 "안타까운 현실을 방치하고, 현실에 맞지 않게 보은 인사나 자기 사람을 심는 인사가 된다면, 회사의 미래는 없다"며 "회사 발전과 그룹 상생을 위한 제언에 그룹 구성원 모두가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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