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속 퇴계 선생님 절받으세요" 서세 450년 제사도 온라인으로

권광순 기자 입력 2021. 1. 21. 13:32 수정 2021. 1. 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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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온라인 제사..소수만 종택서 비대면 참제
지난 20일 퇴계종택 추월한수정에서 후손들이 퇴계 선생 불천위 제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제공.

퇴계 이황 선생(1501∼1570) 서세(逝世·별세의 높임 말) 450주년을 맞는 불천위(不遷位) 제사가 코로나 확산세에 처음 온라인으로 열렸다.

21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경북 안동 퇴계종택 추월한수정에서 선생 불천위 제사를 지냈다. 음력 12월 8일, 해마다 제사 때가 되면 추월한수정과 앞마당에 퇴계 문중뿐만 아니라 평소 퇴계 선생을 존경하는 다른 문중에 이르기까지 유림, 학자 등 수백 명 제관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퇴계 종가에서는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부응하고자 이근필 종손 등 소수 인원만 참석해 제사를 축소해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퇴계 450주년 불천위 제사이라서 많은 후인이 아쉬움을 토로하자 퇴계 종가 측은 온라인으로 참제(參祭)하도록 했다.

지난 20일 퇴계종택 추월한수정에서 후손들이 퇴계 선생 불천위 제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제공.

이들은 자택에서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에 접속해 실시간 온라인 중계하는 제사에 참여했다. 일부 후손은 노트북에 비치는 신주를 보고 절을 하면서 멀리서나마 직접 제사에 참제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평소 퇴계가 강조한 선어금이불원어(宜於今而不遠於古·현실에 맞게 하되 옛것에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 즉 전통 예법 기본을 존중해 나가되 그 시대에 합당한 예를 갖춰 정성을 다하자는 가르침과 궤를 함께한다.

퇴계 종가는 평생 검소하게 생활하며 생을 마감할 때도 호화로운 제사상을 차리지 않도록 한 선생 뜻에 따라 제수상을 간소하게 마련하고 있다.

또 몇 해 전부터 고령의 제관의 건강과 참여하는 사람 편의를 위해 제사 시간을 오후 6시로 바꾸었다. 새벽 제사를 저녁 제사로 바꾼 것이다.

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는 “퇴계 종가의 솔선수범과 시대에 맞는 변화, 사람들을 배려하는 정신은 전통을 더 오래 잘 지켜나가고자 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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