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공유하겠다" [일문일답]

고양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21. 1. 2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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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전북 현대 클럽 어드바이저에 선임된 박지성이 21일 고양 현대모터스 스튜디오 고양 다목적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전북 현대 제공



행정가로 K리그로 돌아온 박지성이 전북 현대를 위해 일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공유하며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성(40)은 21일 고양 현대모터스 스튜디오 고양 다목적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리그 최고 구단에 합류해 영광이다. 은퇴 후 행정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것을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전북과 함께할 일들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은 전북의 클럽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된다.

다음은 박지성과의 일문일답.

-전북 현대에 입성한 소감은?

“K리그 최고 구단에 합류해 영광이다. 은퇴 후 행정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것을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전북과 함께할 일들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전북에 오게 된 배경이 궁금한데?

“김상식 감독님이 지난 겨울에 연락이 왔다. 내가 영국에 있을 때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는데 한국에 들어온 뒤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또 전화가 와서 이 제의를 나한테 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거절했는데 상주를 안해도 되니 유럽에서 경험했던 것을 공유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요즘 비대면으로 많이 하니 괜찮다고 했다. 분기별로라도 전북에 와서 실제적 만남을 가지면 공유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주셨고, 거기에 대해 나도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날 원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또 전북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드바이저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면?

“구단에서도 많은 부분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길 바라고 있다. 나 역시도 거기에 대해 거부감 전혀 없다. 내 모든 것을 구단과 공유할 생각을 갖고 있다. 전북은 이미 K리그 최고 팀이기에 1군은 내가 온다고 해서 달라질 부분이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의 구조적 부분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은 구단에서 운영을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업무파악 해야한다. 또 전북 팬들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 고려해서 클럽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유소년 선수들을 어떻게 1군으로 올릴 것인지 구단 직원들과 단장님, 대표이사님과 많은 이야기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맨유 앰버서더는 어떻게 되나?

“당연히 할 수 없다. 전북과 일을 하기 때문에 맨유 앰버서더를 못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할 때도 유소년 정책을 담당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그리고 전북에서는?

“첫번째로 유소년쪽에 많은 관심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협회가 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고 다른 도움도 외적으로 필요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협회 나름으로도 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내가 전북에 오면서 유소년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중점은 선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다. 유소년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그것이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은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선수를 1군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북 유소년 선수들이 전북 1군 뿐 아니라 가장 많은 K리그 선수를 배출하는 클럽이 되길 희망한다. 유럽의 좋은 시스템들과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 같다. 물론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있기에 이 현실 안에서 얼마나 좋은것을 가져와 한국만의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생각한다.”

-위치는 다르지만 한일 월드컵 멤버들이 K리그에 많이 합류했다.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데?

“특별한 시대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한국 축구 발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 많은 성원을 어떻게 돌려주느냐가 고민의 시작이다. 좋은 것들을 경험했고 봐왔기에 한국 축구가 발전하는데 도움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한다. 서로 위치가 다른만큼 맞대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K리그의 흥행을 위해 사용 된다고 하더라도 거부감은 전혀 없고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소비가 되더라도 반가운 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 것 같다.”

-구체적인 목표는?

“일단 전북의 현 상황을 파악해야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유소년이다. 맨유 뿐 아니라 아약스, PSV도 가보고 했지만 거기서 생각하는 유소년의 중요성은 내 생각 이상이었다. 과연 내가 K리그 클럽에서 유소년 실정을 다 파악하고 나면 어느 정도 격차가 있을지 관심이 많다. 그 격차가 내 생각 이상이 안 되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를 위해서는 예산이 많이 필요할 것인데, 전북이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지 않나(웃음).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최고의 성적 뿐 아니라 전북이 K리그를 이끌어가는, 전북에서 시도했다면 다른 클럽이 따라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전북이 선두주자로서 K리그를 이끌어가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대표이사님, 단장님과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으로 거주지를 옮길 생각은?

“아직은 한국에 거주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이 제안을 처음에 거절했던 것이다. 현재 영국에서 지도자 과정을 지난 여름부터 밟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만 마친 상황이고,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다른 일도 있고 해서 한국에 거주할 상황이 아니다. 전북 일을 하게 되면 최소한 분기별로 오게될 것 같다. 와서 체류 기간도 길게 하면서 미팅 등 여러가지 일을 해야한다. 요즘은 비대면이 활성화 되있는 부분이 많기에 그런 것들을 많이 활용해서 해 나갈 예정이다.”

-전북과 맨유가 클럽 월드컵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면 누구를 응원?

“당연히 전북을 응원할 것이다.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대결이 성사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도자 과정을 밟는다는 것은 지도자 욕심이 있다는 것인가?

“항상 말했지만 지도자 생각이 있냐고 나에게 물어봤을 때 솔직히 프로 감독까지는 관심이 없다. 단지 만약 내가 나중에 행정가 일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유소년을 가르치는 관심은 있기에 그것을 위해 따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떻게 축구 선수 출신들을 지도자로 변모시키는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축구 지도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기에 따려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을 알면 훗날 클럽 운영을 하는데 감독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늦게나마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지도자 과정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코스가 등급별로 있는데 P급까지는 딸 생각은 없다. B급까지는 따려고 하는데 그 이상은 아직 생각에 없다.”

-K리그에서 행정가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꿔왔나?

“물론이다. 다만 그게 이렇게 빨리올지는 생각 못했다. 내가 경험한 부분을 공유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많이 공유하고 참고해서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뿐 아니라 한국 축구위해서도 좋은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내가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가족들이 반갑게 내 결정을 따라줬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K리그 입단을 원했던 팀이 있었나?

“고등학교 때 K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가 수원에 있었고, 당시 수원 삼성이 창단해 좋은 모습을 보일 때였기 때문에 수원에 입단하고 싶었다.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전북에 입성해 기쁘게 생각한다.”

-자신만의 축구 철학이 있나?

“나는 감독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이 어떤 색깔의 축구를 해야한다는 철학은 안 가지고 있다. 감독님이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말씀하셨고, 그것은 최강희 감독님때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결국 전북의 정체성은 공격 축구다. 큰 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님은 선수, 코치를 통해 감독까지 올라왔고, 전북의 DNA를 잘 알고 있다. 클럽의 색깔을 잘 가져가야 한다. 팬들이 전북이 어떤 팀이 되기를 원하는 지 파악해야 한다. 축구팀은 그 지역에서 철학과 정체성을 가져가야 한다. 저의 철학보다는 클럽의 철학에 맞춰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

고양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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