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 "선수로는 못 밟은 K리그,나와 2002 멤버들이 흥행 불씨 되길"[기자회견]

윤진만 2021. 1. 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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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북 현대
사진제공=전북 현대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행정가로 변신한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40)이 K리그 데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성 위원은 21일 오전 11시40분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 3층 다목적홀에서 진행한 '전북 현대 클럽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 "K리그 최고의 구단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 K리그에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 줄은 몰랐다"며 "선수 생활에서 은퇴하고 행정 관련 공부를 많이 했다. 앞으로 전북과 같이 할 일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내 모든 것을 구단과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거부감이 없다"고 취임 소감을 말했다.

박 위원은 19일 K리그 리딩클럽 전북의 클럽 어드바이저으로 위촉됐다.

전북은 '박지성이 맨유 PSV 에인트호번 등 빅클럽 선수 시절 보고 배운 노하우와 선진제도를 접목해 프로와 유소년 선수 선발, 육성 및 스카우팅, 훈련 시스템 제시 등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기대하며 박 위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앞으로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비상근 어드바이저와 일정부분의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도 겸한다.

박 위원은 처음 제의가 왔을 때 정중히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내에 들어와 자가격리를 하던 12월, 김상식 전북 감독이 연락이 와 그 얘기를 처음 해줬다. 하지만 한국에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거절했다. 그럼에도 상주를 하지 않아도 되니 유럽에서 경험했던 것, 행정공부를 했던 부분을 공유해주고, 분기별로라도 만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거기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저를 원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어느정도 클럽에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판단해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한국에 거주할 생각이 없다. 지난해 여름부터 영국에서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수업만 마친 상태다. (이수까지)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그 외 다른 일도 있어서 한국에 거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추후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거주할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분기별로 방문할 예정이다. 요즈음 비대면이 활성화된 만큼 비대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일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은퇴 후 맨유 앰버서더로 활동한 박 위원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앰버서더 일은 안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사진=전북 현대 인스타그램

박 위원은 현역 시절 주로 유럽에서 활동했다. PSV 에인트호번과 맨유에서 '월클' 커리어를 쌓았다. 은퇴 시점에 K리그 복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이 박지성 축구인생에 있어 'K리그 데뷔시즌'인 셈. 박 위원은 "고등학교 때 K리그 선수를 꿈꿨다. 수원 삼성 볼보이를 하면서 수원에 입단하는 꿈을 꿨다. 결국 이뤄지지 않았고, 선수로써 K리그 입단은 하지 못했지만, 행정가의 시작을 K리그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또 가장 많이 우승한 전북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해나갈 구체적인 업무에 대해선 "내가 온다고 1군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전북은 이미 K리그 최고의 클럽이다. 하지만 유소년이나 1군 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전북이란 구단이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파악해야 한다. 또 전북 팬들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 어떤 유스 선수를 1군으로 올릴지 등에 대해 직원, 단장, 대표이사와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전북이 시도를 하면, 다른 구단이 따라가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계속해서 "아약스, PSV, 맨유 등 구단을 직접 가보니,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유소년 축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K리그 클럽의 유소년 실정을 파악할 텐데, 그 격차가 어느정도일지 궁금하다. 그 격차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 아니길 바라는 심정이다. 우리(전북)도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를 위해선 예산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병길 대표이사 쪽을 바라봤다.

박 위원이 클럽 어드바이저로 취임하기 이전에 수많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들이 K리그 무대를 밟았다. 홍명보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아 지도 일선에 복귀했다. 이영표는 강원 FC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그 전에는 김남일(성남 FC 감독), 설기현(경남 FC 감독)이 K리그로 돌아왔다. 이들의 가세가 2021시즌 K리그 흥행의 활력소가 될 거란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박 위원은 "2002년 월드컵이란 특별한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받은 성원들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라고 본다. 서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맞대결이 될지 어떨지 모르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서 그런 표현이 나와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어떤 식으로라도 소비가 되면 반가운 일이다. (이)영표형 뿐 아니라 (이)청용이, (기)성용이도 왔는데, 흥행의 불씨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 위원은 끝으로 전북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FIFA 클럽 월드컵에 진출해 만약 맨유와 맞붙는다면 어느 팀을 응원할 것인가란 질문에 고민 없이 "전북"이라고 답했다.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그런 날이 올 수 있게끔 저 역시 전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22일 전북이 동계 전지훈련 중인 남해로 내려가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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