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마인츠에서 기회 못잡는 지동원, 이대로 괜찮을까?

정재은 2021. 1. 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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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정재은 기자=

올 시즌 분데스리가 17라운드가 끝났다. 여기서 마인츠05가 얻은 승점은 겨우 7점. 승리는 딱 한 번 맛봤다. 팀이 우울한데, 그곳에서 뛰는 한국 선수의 상황은 더 우울하다. 지동원(29)이 좀처럼 기회를 못 잡는다.

지동원은 2019-20 시즌을 앞두고 마인츠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이적 당시 마인츠의 로우벤 슈뢰더 단장은 “그는 창의력있는 공격수다. 다양한 포지션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다. 그는 진정한 ‘팀 플레이어’로 뛸 스포츠 자질을 갖췄다. 우리는 그와 함께 확실하게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동원을 환영했다.

기대도 잠시, 지동원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무릎 부상을 입었다. 수술과 회복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날린 그는 후반기부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시작 전 독일 권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최대한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다. 물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인내심’은 중요했다. 후반기 시작 후에도 8경기 중 6경기는 벤치, 2경기는 명단 제외였다. 26라운드(쾰른전)가 되어서야 지동원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선발로 출전해 56분을 소화했다. 이후 지동원은 총 세 경기서 교체로 출전했다.

올 시즌은 다르길 기대했지만, 또 시즌 시작 전에 부상 문제가 불거졌다. 왼쪽 무릎에 염증이 생겼다. 결국 시즌 첫 3경기서 결장했다. 이후부턴 쭉 벤치 신세다. 4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꾸준히 뛰었지만, 전부 경기 막판 교체 출전이었다. 가장 오래 뛴 시간이 13분이다.

이후 네 경기 연속 벤치만 지켰고, 13라운드 베르더 브레멘에서 팀이 0-1로 지고 있을 때 후반 40분에 투입됐다. 그에게 주어진 출전 시간은 5분.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없었다. 이후 14라운드부터 4경기 내내 명단 제외와 벤치 지키기를 반복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의 신뢰다. 시즌 두 경기 만에 경질 당한 요아힘 바이어로어처 전 감독, 이후 13라운드까지 지도했던 얀-모리츠 리히테 전 감독, 현재의 보 스벤손 감독까지. 지동원을 믿고 내세운 이가 없다. 그나마 리히테 전 감독 체제에서 교체로 5분이나 10분씩 뛰었을 뿐이다 (참고로 올 시즌 리그 6경기에서 뛴 총 출전 시간이 지난 시즌 한 경기에서 뛴 시간과 같다).

스벤손 감독 부임 이후 공격진에 변화가 생기긴 했다. 부동의 주전 공격수였던 장-필리페 마테타(23)가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을 앞두며 공격진 자리가 비었다. 지동원에게 기회가 돌아갈까 싶었지만, 스벤손 감독의 선택은 지동원이 아닌 카림 오니시워(28)와 조나탄 부어카르트(20) 투톱 체제였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승점 7점으로 17위에서 잔류 싸움에 한창인 마인츠에서, 지동원이 설 자리가 없다. 심지어 마인츠 지역지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지동원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표현했다. 오는 여름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역시 쉽지 않다. 계약 기간이 2022년까지라 이적료가 발생한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독일 구단들이 지동원을 위해 선뜻 지갑을 열 수 있을까.

지동원의 이름을 국내 포털에서 검색하면 ‘결장’, ‘아쉽다’ 등의 수식어가 즐비하다. 독일 채널에서 검색하면 ‘부상’이 줄줄이 나온다. 공격수 입장에서 조금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이쯤 되면 지동원이 세울 목표는 결국 하나다. 공격포인트다. 2019년 1월 3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도르트문트에 두 골을 넣은 이후 골소식이 없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출전 기회를 잡았을 때 득점이든, 어시스트든 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골에 가까운 슈팅이라도 말이다. 그게 공격수로서 관심을 받을 유일한 방법이다. '결장'과 '아쉽다'가 계속되면 언젠가는 '비운의 공격수', '잊혀진 공격수'가 된다. 유럽 진출 10년 차 지동원이 바라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사진=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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