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쁨 식히지 않고, 나를 더 사랑하며 열심히 쓸 것"

박동미 기자 2021. 1. 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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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0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열렸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4개 부문 당선자인 남수우(29·시), 김화진(28·단편소설), 정승진(49·동화), 김진석(26·문학평론) 씨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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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개최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낀 채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는 시상자와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남수우(시)·김화진(단편소설)·정승진(동화)·김진석(문학평론) 당선자, 구효서 심사위원장. 김호웅 기자

2021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남수우·김화진·정승진·김진석

“타인의 짐·무게 헤아리는 시선

함께 견디는 능력 갖고자 노력”

“소설은 기억에 마음 붙이는 일

내가 써낸 마음들 오래 살기를”

이병규회장 “문학은 오히려 기회

드라마·영화 등 한류의 토대돼”

“작품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은커녕 저조차도 앞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들을 견디며 써 왔습니다. 오늘의 수상을 더 많은 분량의 불안을 끌어안고 더 열심히 읽고 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타인이 지닌 짐의 무게를 헤아리고 함께 견뎌줄 수 있는 시선과 능력을 갖고자 노력하겠습니다.”(김진석 문학평론 부문 당선자)

“기억에 마음을 붙이는 일. 그게 제가 소설을 쓰는 방식입니다. 마음과 기억을 붙인 물건들이 소설이고, 그 소설들이 쌓이면, 저는 삶을 여러 번 살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 삶이 마음에 듭니다. 제가 만든 물건이 타인에게 읽힐 거라고 생각하면 무섭지만, 제가 써낸 마음과 기억이 영 모르는 곳에 가서도 붙기를. 가서 오래오래 살기를 바랍니다.”(김화진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2021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0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열렸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4개 부문 당선자인 남수우(29·시), 김화진(28·단편소설), 정승진(49·동화), 김진석(26·문학평론) 씨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을 축하했다. 이날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소설가 구효서 심사위원장, 당선자 축하객 등 전체 참석 인원을 15인 이하로 제한해 조촐하게 진행했다. 대신, 당선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소통의 장으로 꾸려졌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격려사를 맡은 구효서 소설가는 “여기에 오기까지 타인의 글을 읽고 필사하며 연마해 왔을 텐데, 오늘부터는 자신의 글을 필사하는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며 등단 작가로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독려했다. 구 소설가는 “오늘부터 여러분과 나는 경쟁자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작품을 존중하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순간의 기쁨과 즐거움을 식히지 말고, 죽는 날까지 가져가라. 작가가 들뜸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 ‘뮤즈’가 오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동화부문 당선자인 정승진 씨는 수상소감 발표에서 “오늘까지만 기뻐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쓰려고 했는데, 구 심사위원장 덕에 계속 들떠 있어도 될 것 같다”고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전산통계학과를 나와 전공 관련 일을 하던 정 씨는 2018년부터 동화작가로 업을 바꿔 활동 중이다. 정 씨는 “좀 더 일찍 작가가 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오늘 이 자리를 기해 나를 더 사랑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 부문 당선자인 남수우 씨는 “여전히 시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더 좋은 작품을 쓴다는 섣부른 약속은 못 하겠다”면서도 “시를 향해 다가서는 행위를 함부로 완결 짓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수상자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재치 있게 자신의 말을 이어갔으며 가족과 동료, 연인, 은사를 향한 감사를 전할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축사에서 “문학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는 시대다. 영화와 드라마 같은 세계가 공감하는 한류의 토대가 결국 문학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의 수상이 당선자들에게 창작의 동력, 초심을 일깨우는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수상자들에게는 부상으로 각각 상금 500만 원(단편소설), 300만 원(시·동화·문학평론)이 수여됐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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