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폭행' 새 국면, 변속기 'D의 의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블랙박스 영상 확보로 새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폭행 당시 변속기가 D(주행)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특가법 적용에 힘을 주는 내용이다. 특가법은 폭행과 다르게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도 피의자는 처벌을 받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최근 이 차관이 탑승했던 택시의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기 전에 택시기사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을 검찰이 휴대전화에서 복원한 것이다. 이 차관이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특히 택시기사는 해당 영상 복원과 함께 폭행 당시 변속기를 주차(P) 상태가 아닌 주행(D) 상태에 놓은 채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박스 영상 확보와 택시기사의 진술로 이 차관의 폭행 사건은 새로운 상황이 됐다. 영상과 진술 모두 운전자 폭행에 따른 특가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에 힘을 주는 내용이다.
특가법은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벌되지 않는 폭행과 달리 특가법은 피해자의 의견과 상관없이 처벌 대상이다.
특가법 적용의 핵심은 운전자에게 ‘계속 운행할 의지’가 있느냐다. 특가법은 실제 주행뿐만 아니라 승하·차 중인 경우도 운행 중인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변속기의 위치는 ‘운행 의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 차관 폭행 당시 변속기가 주행에 있었다는 진술은 택시가 운행 중이라는 점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 변속기가 주차에 있어도 시동이 켜져 있고, 주차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은 경우도 운행할 의지가 있다고 본 판례(2020년 11월 수원지법 안양지원)도 있다.
일선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택시기사 폭행을 신고받고 출동하면 택시의 정차 위치, 변속기 위치 등을 확인한다”며 “특가법 적용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폭행이 이뤄진 장소가 아파트 단지 앞 이면도로인 점도 이 차관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지난해 11월 6일 이 차관의 폭행이 신고됐을 때 지역 파출소 직원은 현장으로 출동해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바로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형태였고, 경찰은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파출소 컴퓨터에서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영상은 전용뷰어에서만 재생이 가능한 상태였다. 파출소 직원은 메모리카드의 용량을 확인했는데 저장된 것이 없다고 나왔다. 일부 메모리카드는 설정에 따라 전용뷰어가 없으면 용량이 없는 것으로 표시되는 예도 있다.
이상하게 생각한 택시기사는 조사 이후 공업사로 메모리카드를 다시 확인했고, 전용뷰어를 통해 해당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택시기사는 목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경찰에 제출하는 등 처벌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택시기사는 이 차관과 합의를 진행했고, 휴대폰으로 찍은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했다고 한다. 9일 소환조사에서 경찰은 전용뷰어를 깔아 메모리카드를 확인했는데, 이미 해당 영상은 사라진 뒤였다. 해당 블랙박스는 주행 영상이 덧씌워지면서 앞의 영상은 삭제되는 방식이다.
블랙박스에 영상이 찍혔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경찰은 부실수사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택시기사가 영상을 확인했다는 사실도 경찰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에게 외압이 있었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에이미 5년 전 옷 입고 입국…손엔 1600만원대 에르메스 버킨백? - 머니투데이
- 강원래 "방역은 꼴등" 토로에…친문 누리꾼, 장애비하 '막말' - 머니투데이
- 15분간 물 7컵 먹여 '식고문'한 어린이집…재수사 안했으면 어쩔 뻔 - 머니투데이
- "화장실 좀 쓸게"…친구 딸 샤워 중인데 옷 벗고 문 연 美 남성 - 머니투데이
- 식당서 성희롱 당한 BJ 감동란…"티팬티 입었나?" - 머니투데이
- 안과 개원의 연봉 '6억1500만원'…의사 평균연봉 '3억' 돌파 - 머니투데이
- 산이, MC몽·비오 저격 "아버지 장애로 협박…떳떳하면 대답해라" - 머니투데이
- "샤넬이랑 똑같은데 3000원" 대박나자 해외 러브콜…다이소의 진화 - 머니투데이
- "차라리 죽여달라" 한국어선, 해적에 납치…폭행에 고막도 터져[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당황한 김호중, 사후처리 못해" 사과…이 와중에 공연은 강행?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