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줄었는데, 사이버폭력 비중 커져..비대면교육 그늘
[경향신문]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줄면서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가 감소했다. 그러나 원격수업 확대로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면서 사이버폭력은 늘어났다. 비대면 시대에 맞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부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피해 응답률은 0.9%였다.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 100명 중 1명꼴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이다. 이는 2019년(1.6%)보다 0.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7년(0.9%)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등교수업을 대폭 감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1.8%, 중학교 0.5%, 고등학교 0.2%였다. 2019년 조사보다 초등학교가 1.8%포인트, 중학교 0.3%포인트, 고등학교는 0.2%포인트 각각 하락한 수치다.
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 응답 건수를 보면 언어폭력이 4.9건으로 많았다. 이어 집단따돌림 3.8건, 인터넷·스마트폰을 이용한 괴롭힘인 사이버폭력 1.8건, 신체폭력 1.2건, 스토킹 1.0건, 금품 갈취 0.8건, 강요 0.6건, 성폭력 0.5건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모든 피해유형이 감소했다.
학교폭력 피해유형별 비중은 언어폭력(33.6%), 집단 따돌림(26.0%), 사이버 폭력(1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 2019년보다 비중이 감소했으나 사이버폭력과 집단 따돌림은 각각 3.4%포인트, 2.8%포인트 비중이 증가했다.
집단 따돌림 피해는 초등학교(26.8%)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그 다음이 중학교(24.3%), 고등학교(23.8%) 순이었다. 언어폭력도 초등학교(34.7%)에서 빈발했다. 사이버폭력은 중학교(18.1%)에서 피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사이버폭력 비중이 늘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이버폭력 비율이 급증한 것은 비대면 수업의 그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원격수업 등 학생들의 생활공간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비대면 상황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사이버폭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스토킹으로 분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이 비대면 위주로 바뀌면서 학교폭력 양상도 달라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육부는 이번 결과 분석을 통해 다음달 중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1년 시행계획’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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