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연어' 신광훈 "제가 포만감의 자랑입니다" [전훈 현장]
[스포츠경향]
베테랑 수비수 신광훈(34)은 요새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로 돌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은퇴가 다가오는 시기에 ‘연어’처럼 프로 선수로 처음 데뷔한 곳을 찾아온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선·후배들의 반응에서 확인한 덕분이다.
신광훈은 지난 18일 포항이 훈련 중인 제주도 서귀포 축구공원에서 기자와 만나 “김기동 감독님이 처음 ‘다시 돌아와라’고 제안을 해주셨을 때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면, 포항에 복귀했을 때 선·후배들이 부럽다고 말할 땐 자부심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신광훈은 K리그의 손꼽히는 명문인 포항이 전성기를 시기에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다. 2006년 포항에서 데뷔한 그는 20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12년 FA컵 우승 그리고 2013년 K리그 첫 더블(K리그·FA컵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를 떠올린 신광훈은 “아무도 우승 후보라고 인정하지 않던 우리가 정말 재밌게 축구를 하던 시절”이라며 “포항을 잠시 떠나 있었지만 그 기억을 찾아 다시 포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아내도 포항 복귀에 대해선 ‘그게 맞다’고 말해주더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어의 등장은 신광훈의 웃음꽃을 더욱 키웠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인 울산 현대에서 지난해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 미드필더 신진호도 다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신광훈은 “고등학교(포항제철고) 후배라 친분이 깊은 이 친구까지 오면서 올해 성적에 자신감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포항 출신 선수들의 소모임인 ‘포만감’(포항에서 만나 감사합니다)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도 이 시기였다. 신광훈은 “1년에 한 번 얼굴이라도 보자고 만든 모임인데 최근엔 코로나19로 만나지는 못했다”면서 “지난해 K리그 MVP(최우수선수)인 (손)준호가 거액 연봉으로 중국을 간 것보다 나와 진호의 포항 복귀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연어는 태어난 고향에서 알을 낳은 뒤 생을 마감한다. 포항의 연어인 신광훈도 자신이 포항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을 따름이다. 신광훈은 “나도 어릴 땐 (오)범석형이나 (최)효진형, 강철 코치님한테 많은 걸 배우면서 성장했다”며 “포항에서도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게 참 많다. 2013년 이후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컵도 욕심이 나는데 지난해 성적(3위)보다 최소한 더 나은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귀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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